경제
대기업 10곳 중 6곳 "하반기 채용계획 없거나 못세웠다"
입력 2022-09-04 11:14  | 수정 2022-09-04 14:32

대기업 10곳 중 6곳(62%)은 하반기 신규채용을 진행하지 않거나, 채용 계획을 아직 세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67.8%) 보단 사정이 나아졌지만, 코로나19의 풍토병화(엔데믹)에다 새정부 출범 직후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취업시장은 얼어붙은 상황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물가·금리·환율이 동시에 오르면서 경영 환경이 악화돼, 그나마 있는 대기업 채용계획마저 미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발표한 '2022년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에 따르면 계획 미수립 기업은 44.6%로 전년 동기(54.5%)보다 줄었지만,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기업은 17.4%로 전년 동기(13.3%)보다 오히려 늘었다. 전경련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전경련은 "코로나 이후 일상 회복으로 늘어난 노동수요가 반영됐다"면서도 "최근 세계 공급망 악화, 고물가·고금리 등 대내외 위험이 커지고 있어 하반기 채용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대기업 비중은 38%로, 전년 동기(32.2%)보다 늘었다. 작년보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37%, 작년과 비슷한 기업은 50%,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은 13%였다.
신규채용을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에 대해 대기업들 '추가인력 수요 없음'(3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구조조정·긴축경영 등 회사사정'(20%), '코로나 장기화·공급망 불안 등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악화'(12%) 순이었다.
또 올해 물가·금리·환율이 모두 상승하는 3고(高) 현상으로 기업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하반기 채용계획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10곳 중 3곳(32.2%)이 3고 현상으로 인해 채용을 중단하거나 일정을 연기하는 등 하반기 채용에 변화가 있다고 답한 것이다.
그밖에 하반기에는 수시채용이 활발히 전개될 전망된다. 기업들은 하반기 채용시장 트렌드 전망에 대해 '수시채용 확대'(28.7%)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경력직 채용 강화'(26.4%), 'ESG(환경·사회·투명경영) 관련 인재채용 증가'(11.6%)도 있었다.
대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인원 10명 중 4명(35.8%)을 경력직으로 뽑을 것이라 밝혔다. 올해 상반기(29.7%)보다 6.1%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빠르게 대응키 위해 실무형 인재를 선호하는 셈이다.
기업들의 이공계 인재 선호 현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인원 10명 중 7명(67.9%)은 '이공계열' 졸업자가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61.0%)보다 6.9%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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