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의 좁은 우물에서 탈출하라"
"'압도적 지지' 아닌 '압도적 외면'을 읽어야"
"인천 계양 출마 강행에 대한 반성 필요"
"'압도적 지지' 아닌 '압도적 외면'을 읽어야"
"인천 계양 출마 강행에 대한 반성 필요"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것에 대해 "그저 사실혼을 법률혼으로 확인한 것에 불과해 감동도 없었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박 전 위원장은 30일 밤 11시 40분쯤 SNS를 통해 "이미 지방선거 때부터 당 대표는 이재명 의원이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국민적 관심을 끌어모으지 못한 점, 이 대표가 개딸 팬덤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습니다.
박 전 위원장은 "세대 간 치열한 대결도, 정책과 비전 경쟁도 없는 '이재명 추대대회'는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권리당원 투표율은 37%로 매우 낮았고, 호남의 온라인 투표율은 19%에 불과했다"며 "586을 이을 새로운 정치세력도 키우지 못했다. 97세대의 도전은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났을 뿐, 무슨 가치를 추구하는지, 나이 말고 586세대와 뭐가 다른지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 대표가 득표한 77.77%라는 숫자가 두렵다"며 "이 숫자를 '압도적 지지'로 읽지 않기를 바란다. 오히려 권리당원 투표율 37%를 '압도적 외면'으로 읽어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임기가 시작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이 대표의 당선을 축하하는 당원들이 보낸 축하 화환이 놓여 있다. / 사진 = 매일경제
자신이 지금껏 비판해왔던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에 대한 목소리도 냈습니다. 박 전 위원장은 "이 대표는 '국민 속에서' 혁신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 약속을 지키려면 개딸 팬덤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 대표의 대권 지지율은 20%, 전당대회 지지율은 78% 정도다. 민심과 당심이 무려 4배나 차이가 난다"고 꼬집었습니다. 덧붙여 "이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 집권은 불가하다. 전당대회도 끝났으니 이제는 팬덤의 좁은 우물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박 전 위원장은 이 대표가 '당원이 원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당원' 박지현으로서의 요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먼저 박 전 위원장은 "수사와 민생의 철저한 분리가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상대 당이 아무리 탄압해도 민생에만 집중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렇게 되면 국민들이 이 대표를 지킬 것이고 윤석열 정권도 함부로 보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청년 정치'가 스스로 설 수 있는 환경의 필요성도 역설했습니다. 박 전 위원장은 "순번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세력을 만드는 청년 정치를 지원해야 한다"며 "기후 위기, 차별금지법, 연금개혁, 1인 가구, 인권 사각지대처럼 청년들이 관심 많은 과제들은 청년들이 직접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단위를 당 내에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6월 1일 지방선거 당시 (왼쪽부터)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 윤호중 공동상임선대위원장, 박홍근 공동선대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 사진 = 매일경제
박 전 위원장은 "파티는 끝났다. 진정한 변화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에서 시작한다"며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이 무엇보다 이 대표 본인의 계양 출마 강행에 있었다는 점을 당원과 국민 앞에 솔직히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본인의 역할에 대해선 "(민주당이) 팬덤 정당이 아닌 국민 정당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겠다"며 "또 욕을 먹겠지만 지금껏 그래왔듯이 기득권에 아부하지 않고, 할 말을 하는 사람으로 남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