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평양돋보기] '한중 수교 30주년', 북·중 관계는?…커진 북한의 딜레마
입력 2022-08-24 19:00  | 수정 2022-08-24 21:23
【 앵커멘트 】
한국과 중국의 수교 30주년을 바라보는 북한의 속내는 여러가지로 복잡할 겁니다.
'벼랑 끝 전술'을 펼치는 북한이 믿을 곳이 지금은 중국밖에 없으니까 그럴 수밖에요.
북한과 중국의 애증관계,<평양돋보기>로 짚어봅니다.
외교안보팀 김문영 기자 나왔습니다.


【 질문 1 】
한국과 중국이 수교 30주년 행사를 같이 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30주년은 30주년이죠.
그간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어땠나요?

【 기자 】
네, 한중 수교를 맺은 1992년은 북한이 혈맹이라 믿었던 중국에 가장 큰 배신감을 느낀 시기입니다.

소련이 붕괴한 바로 다음 해 중국이 한국과 수교한 것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입장에서 '믿을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는데요.


오죽하면 고난의 행군 때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고, 중국도 나서서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집권 초 1인 지배 체제 구축을 위해 친중 인사 장성택을 보란듯이 처형하고 이복형인 김정남을 암살하면서 북·중 관계가 최악에 치달았죠.

그러던 북·중 양국은 남북정상회담과 하노이 북미회담을 계기로 북중정상회담이 열린 이후부터 다시 혈맹 관계 모드로 전환됐습니다.

▶ 인터뷰 : 조선중앙TV (지난 2019년 6월)
- "흉금을 터놓고 중요한 외교적 관례와 격식을 초월하여…. 진실한 정으로 맺어지고 깊어진…. "

【 질문 2 】
북한의 고립이 깊어질수록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북한이 최근에는 중국에 군사 훈련까지 제안했다면서요?
공교롭게도 우리는 지금 한미연합훈련을 하고 있죠.

【 기자 】
이달 초 리영길 북한 국방상이 중국 웨이펑허 국방부장에게 보낸 축전에서 처음으로 중국 인민군과의 전략·전술적 협동작전을 언급했습니다.

현재는 중·러 군사훈련만 진행되고 있는데요, 한미연합훈련에 대항해 '맞불'을 노린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이 대목은 한국전쟁 이후 전례 없는 북중연합훈련 가능성으로도 해석되고 있는데요.

최근 미·중 간 전략적인 갈등이 대만해협, 그리고 인도태평양 지역 전반 등을 둘러싸고 더욱 격화하면서, 중국이 과거로의 회귀를 위해 북한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게 중론입니다.


【 질문 3 】
우리도 북한과 중국의 움직임을 주시해야겠군요?

【 기자 】
북한과 중국은 내밀해 보이지만 내심 서로 경계하는 극한의 '애증 관계'입니다.

▶ 인터뷰(☎) :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에는 '미국·일본은 100년의 적, 중국은 1,000년의 적'이라는 말이 일반화돼 있고요. 북한의 생존에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의존성이 심해질수록 그만큼 (김정은 정권의) 부담도 커진다는 우려가 섞인…."

북한은 이 불안 속에 '벼랑 끝 전술'을 펼쳐보이지만, 북한의 도발이 부담스러운 건 중국도 마찬가지죠.

이렇게 속내가 복잡할 수밖에 없는데, 양국 간 군사·경제 분야 협력을 둘러싼 치열한 수싸움은 지켜봐야겠습니다.

【 앵커멘트 】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김문영 기자였습니다.

[nowmoo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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