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보육원 출신 새내기의 죽음…홀로서기에 큰 부담
입력 2022-08-24 16:35  | 수정 2022-08-24 17:23
구급차 / 사진 = 연합뉴스
20여년 만에야 자녀 찾은 부모…마지막 길 애도
보육원 퇴소 지원금은 등록금·기숙사비 등으로 사용

보육원에서 생활하고 대학 입학 후 홀로서기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새내기의 장례식에 친부모가 참석합니다.

광주 북구 측에 따르면 한 보호 시설에 등록된 A군의 장례 절차를 지원하기로 했지만, 연락이 닿은 A군의 가족은 ‘장례를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에 A군이 머물던 보호 시설 관계자들은 직접 그를 영락 공원에 안치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A군 부모는 A군의 마지막 길인 화장식과 천주교식 미사 등에 참석하겠다고 입장을 전했습니다. A군은 가족과 헤어진 지 20여 년 만에 사망한 뒤에 부모와 재회하게 됐습니다.

A군은 가정불화 등의 문제로 어릴 적부터 시설에 맡겨졌고 경기 지역 등 3~4곳의 보호 시설에서 자라왔습니다. 고등학교 진학 후 광주로 온 그는 지난 2020년부터 북구의 한 보육 시설에서 생활했습니다.


기존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보호 아동은 18세가 되면 자립 수준과 무관하게 아동 양육 시설을 퇴소해야 했으나 지난달부터 아동복지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시행돼, 원할 경우 최대 24세까지 보호 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에 A군 역시 ‘만 24세까지 기존 시설에 계속 머무르겠다고 신청해 보육원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이후 대학에 합격한 올해 초 보육원을 나와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했습니다.

이후 지난 21일 오전 10시 5분 광주 광산구 한 대학교 강의동 건물 주변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이 CCTV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A군은 지난 18일 오후 4시 25분쯤 스스로 강의동 건물 옥상에 올라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A군이 보육원을 퇴소할 당시, 자립 지원금을 받았으나 지원금 대부분을 대학 등록금과 1~2학기 기숙사비로 사용했습니다. A군은 사건 발생 전 보육원 관계자에게 성인이 됐고, 복지관을 나와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데 두렵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군의 방에서는 마시지 않은 음독물, 소주와 함께 ‘아직 읽지 못한 책이 많은데라고 쪽지를 남겼습니다.

경찰은 A군이 홀로서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종결했습니다.

※ 우울감 등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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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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