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쌍둥이 아니어도 얼굴 닮았으면 유전자도 비슷해
입력 2022-08-24 14:19  | 수정 2022-08-24 15:13
쌍둥이는 아니지만 얼굴이 유사해 연구에 활용된 닮은꼴 사람들 사진 / 사진 = 연합뉴스
분석 대상 32쌍 중 절반이 3개 안면 인식 알고리즘에서 유사
유전자로 범인 얼굴 추정 법의학 등에 활용 가능

유전자를 공유한 쌍둥이가 아니더라도 얼굴이 유사하면 유전적으로도 비슷하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스페인 '호세 카레라스 백혈병 연구소'의 마넬 에스텔레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유전적으로 관련이 없지만, 얼굴이 닮은 사람들의 유전자를 분석해 얻은 분석 결과를 생물학 저널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발표했습니다.

저널 발행사 '셀 프레스'와 외신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전 세계 인터넷 확산으로 유전적으로 관련은 없으나 외모가 쌍둥이처럼 닮은 꼴의 사람이 많이 확인되는 점을 토대로 이들이 분자 단위에서 얼마나 비슷한지 분석했습니다.

우선 1999년부터 비슷한 얼굴을 가진 사람들의 사진을 모아온 캐나다 사진작가 프랑수아 브뤼네로부터 32쌍의 닮은꼴 사진을 받고, 마이크로 소프트 등 3개의 서로 다른 안면 인식 알고리즘을 통해 닮은꼴 여부를 과학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후 생활 습관과 생물학적 특징 등을 묻는 광범위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뒤 타액을 받아 유전체와 전사체, 단백질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는 멀티 오믹스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인간의 유전체와 후생 변이, 미생물 군집 등이 외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고, 전체적으로 특정 유전자 조합인 유전자형이 비슷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DNA 염기서열 변화 없이 다섯 가지 염기 중 하나인 '사이토신'에 메틸기(-CH₃)가 추가되는 DNA 메틸화 등으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후생 변이와 체내 미생물 군집에서는 각각 차이를 보였습니다.

MS 안면인식 알고리즘 27가지 판단 기준(B)과 3개 알고리즘 판단 결과(C) / 사진 = 연합뉴스

분석 대상 32쌍 중 절반이 3개의 안면 인식 알고리즘에서 비슷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들의 유전자 분석에 따르면 16쌍 중 9쌍이 1만 9천277개의 공통 단일염기다형성(SNP)을 가져 유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한 키, 몸무게 등과 같은 신체적 특성이나 흡연, 학습 등의 행동적 특성도 닮은꼴 쌍에서 서로 상관 관계를 갖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러한 결과들은 유전적 변이 공유가 비슷한 외모뿐만 아니라 공통적인 습관과 행동에도 영향을 주고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분석 대상의 수가 많지 않고 흑백 사진을 활용한 유럽인 중심으로 이뤄진 연구라는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고 밝혔습니다.

에스텔레르 박사는 "이번 연구가 인간의 얼굴 형성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분자적 특징에 대한 독특한 통찰력을 제공했고 앞으로도 DNA를 활용해 범인의 얼굴을 추정하는 법의학 또는 얼굴 사진을 통해 게놈의 단서를 얻는 유전자 진단 등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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