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탁현민, 한혜진 화보 나온 날…"청와대 폐쇄 실패한 결정"
입력 2022-08-23 09:02  | 수정 2022-08-23 09:29
패션잡지 보그코리아가 22일 공개한 '청와대 그리고 패션!' 화보(왼),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오) / 사진 = 보그코리아, 매일경제
"개방이라는 허울로 역사 단절돼"
"상업광고 촬영 같은 설익은 활용 계획"
"부정 여론 더욱 공고하게 해"

청와대를 배경으로 한 패션 화보가 공개된 날, 문재인 정부 당시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역사적으로 분명히 밝혀 두어야 할 부분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윤석열 정부의 청와대 폐쇄는 절차와 과정, 기대효과 면에서 모두 실패한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17일 개방 100일을 맞은 청와대에서 시민들이 관람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2일 밤 10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분명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은 단순히 집무실을 이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라며 "청와대라는 대한민국 역사의 중요한 상징적 공간을, 과반의 국민적 동의 없이 폐쇄한 것이다. 폐쇄한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개방이라는 허울로 포장해 역사적으로 단절시켜 버린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탁 전 비서관은 "나는 윤석열 정부가 청와대 폐쇄로 인해 연쇄적이고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견했다"며 "이미 의전, 경호, 보안, 소통, 업무연속성, 위기대응 등 모든 면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김영관 애국지사 및 후손들과 입장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식 장소가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 마당이었던 것도 비판했습니다. 탁 전 비서관은 "얼마 전까지 그저 국방부 연병장에 불과했던 장소를 광복절 경축식의 장소로 결정하고 어떤 상징도, 역사성도, 미래에 대한 메시지도 없이 파리한 행사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간단하다. 새 정부가 광복절을 용산 이전의 당위를 설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라며 "아직 변변한 이름조차 붙이지 못하는 '대통령실'이라는 공간을 부각시키기 위해 광복절 경축식을 소재로 이용한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급조한 개방행사, 관람객들의 쓰레기 하나 제대로 대처 못하는 관리 부실의 문제, 총독관저 모형 복원 논란, 상업광고 촬영과 같은 설익은 활용 계획은 부정 여론을 더욱 공고하게 하고, 직·주 공간의 분리와 새 공간의 구축에 따라 여전히 진행 주인 문제들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며 "장기간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결정하고 실행해야 할 일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에도 말했듯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고 사쿠라를 심고, 벚꽃가지를 흔들며 야간 개장행사를 했듯이 아마도 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내 청와대와 용산 사이에서 엄한 짓들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탁 전 비서관은 "일본이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만든 이유는 식민지 백성들에게 오락거리를 제공하면서, 대한제국의 권위를 떨어트리고, 새권력인 일본제국주의에 대한 호감을 얻기위한 수단이었다"며 "과연 윤석열 정부의 청와대 폐쇄는 어떤 이유인가. 역사의식과 인문적 소양이 없는 정치권력이 얼마나 국가의 품격을 떨어트릴지 슬프지만 우리는 지속적으로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씁쓸함을 내비쳤습니다.

패션잡지 보그코리아가 22일 공개한 '청와대 그리고 패션!' 화보. / 사진=보그코리아

패션잡지 보그코리아가 22일 공개한 '청와대 그리고 패션!' 화보. / 사진=보그코리아

패션잡지 보그코리아가 22일 공개한 '청와대 그리고 패션!' 화보. / 사진=보그코리아


앞서 전날(22일) 패션 잡지 보그 코리아는 문화재청과 협업해 본관, 영빈관, 상춘재, 녹지원 등에서 찍은 '청와대 그리고 패션!'이라는 제목의 화보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의 일환으로 촬영에는 모델 한혜진·김원경·김성희·오송화·이애리 등이 참여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부 기자 heyjude@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