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개학 앞뒀는데 복지부 수장 최장시간 '공석'…尹 정부 발목잡나?
입력 2022-08-20 10:35  | 수정 2022-08-20 10:44
보건복지부 표지석. /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장관 대신 차관들이 업무 보고
개학 앞두고 '감염병 대응 컨트롤 타워' 부재
연이은 후보자 낙마에 후보 물색 차질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을 넘어가는 가운데 보건복지부 장관 공석이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정부 출범 당시 주요 추진 과제로 선정한 연금개혁부터 최근 불거진 필수 의료 문제까지 복지부가 풀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정책을 이끌 장관 후보의 하마평마저 끊긴 상황입니다.

尹, 복지부 차관으로부터 업무 보고받아

윤석열 대통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9일 복지부 업무보고를 받았습니다. 차관이 제출한 복지부의 '새 정부 업무계획' 보고서에는 국민 생명보호를 위한 필수 의료 확대와 의료 취약지역 대책 마련을 새 정부의 핵심 과제로 꼽았습니다. 이를 위해 공공정책 수가 도입 등 필수 의료 기반을 강화하고, 감염병 대응역량을 고도화하며, 건강보험 지출 개혁을 통한 필수 의료 보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그 외에도 ▷필수 의료 확대 및 의료 질 제고 ▷고난도 수술과 응급수술을 중심으로 하는 정책가산 수가 인상 ▷분만취약지 지원 등 분만 인프라 회복 지원 강화 ▷중환자실 인력 보강 ▷의대생=전공의=전문의 단계별 의료인력 양성 강화 ▷중증환자 전담 간호사 양성지원 사업 확충 ▷중앙감염병병원 2027년까지 건립 등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이번에 언급된 중앙감염병병원은, 개학을 앞두고 다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의식한 것으로 감염병 대응역량 고도화를 위한 정책으로 보입니다. 2021년 4월 삼성그룹이 국립중앙의료원에 지정기부 한 7,000억원을 포함한 재원을 투입해 음압병상 150개 규모의 '중앙감염병병원'을 2027년까지 건립할 예정입니다.

해당 병원이 건립되게 되면, 신종감염병 진료체계의 고도화를 위한 감염병 대응 중앙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장관 후보자 연이어 낙마…복지부 장관 후보 물색 중단하나?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됐다가 사퇴한 김승희 국민의힘 전 의원. / 사진=연합뉴스

한편 정호영·김승희 장관 후보자가 연이어 낙마한 이후, 복지부 장관 후보 물색 작업이 좀처럼 진전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진영 전 장관이 퇴임한 뒤 문형표 전 장관이 취임하기까지 소요된 63일이 지금까지 가장 길었던 복지부 장관 공석 기간이었지만, 이번 정부에선 20일 기준 88일째여서 최장 기간이 된 것입니다.

그나마 최근 주요 실장과 국장급 인사가 결정돼 한시름 놓인 상황이지만,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현재 공석이어서 복지부 주요 현안들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당장 윤 정부가 주요 추진과제로 삼았던 연금개혁은 이미 정치권에서 이번 정권 내 바꾸기 힘들 수도 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내년 하반기 개편안을 마련하겠다는 발표와 더불어 2024년 총선까지 연금개혁에 대한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뚜렷한 기준점도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정부는 당초 '과학방역'을 주창하며 체계적인 방역을 예고했지만, 현재까지 국민이 납득할만한 방역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 출범 초기에는 무증상자에 대한 신속항원검사(RAT)를 유료화했지만, 밀접접촉자임에도 비용 부담으로 검사를 기피해온 국민들이 늘면서 다시 RAT 무료화를 선언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윤 정부는 보건부 장관으로 김승희 전 국회의원 사퇴 이후,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이종구 전 질병관리본부장, 정기석 전 질본장,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 같은 당 이종성 의원, 김미애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 다수 인물을 거론했으나. 이들도 실패를 거듭한 복지부 장관 후보 지명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고 대통령실은 세 번째 인사마저 실패하는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 신중론을 펼치면서 후보 지명 시간은 더욱 지연되는 양상입니다.

앞서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3만 8,812명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1주일 전보다는 1.07배 증가했고, 2주일 전보다 1.2배 늘어난 수준입니다.

사망은 하루 사이에 22명 늘어 83명 발생했으며, 이는 지난 5월 5일(83명) 이후 104일 만에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사망자 발생은 1주일 전보다 1.4배, 2주일 전보다는 1.8배 늘어나 확진자 수보다 증가폭이 컸습니다.

곧 있을 학교 개학·개강과 날씨가 정점 이후 코로나19 감소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복지부 장관의 장기 부재는 윤 정부의 '발목잡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고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ogi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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