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0억 희귀병 치료제' 1호 환자 유정이…"손잡고 함께 걷는 게 꿈"
입력 2022-08-17 19:02  | 수정 2022-08-17 19:45
【 앵커멘트 】
우리나라 신생아 1만 명당 1~2명꼴로 앓는 '척수성근위축증'이란 희귀질환이 있습니다.
근육이 점차 위축돼 걷지도 못하고 심하면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거나 사망하게 되는 무서운 병이죠.
원샷 치료제가 있긴 한데, 비용이 20억 원에 달해 그동안 엄두도 못 냈죠.
최근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600만 원만 부담하면 치료제를 맞을 수 있게 돼 환자 가족들에게도 희망이 생겼는데요.
국내 첫 투여 환자를 조일호 기자가 만났습니다.


【 기자 】
최근 생후 두 돌을 맞은 유정이.

하지만, 아직까지 말을 하지 못하고 걸음마도 못 뗐습니다.


머리맡에 있는 과자를 집는 것도 유정이에겐 버거운 일입니다.

- "아구 잘했어~"

다른 아이보다 울음소리가 작고 움직임도 적어 그저 순한 아이인 줄로만 알았는데, 생후 6~7개월쯤 '척수성근위축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한 번 주사로 상당한 호전을 보이는 유전자 치료제가 나왔지만, 20억 원에 달하는 비용 때문에 꿈도 못꿨습니다.

최근 이 주사가 건강보험 적용이 확정됐고, 유정이는 최대 598만 원으로 치료제를 투여받는 국내 첫 환자가 됐습니다.

▶ 인터뷰 : 유정이(가명) 엄마
- "아프게 태어나게 해서 너무 미안하고 안 해도 될 고생을 저 때문에 한 것 같아서…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너무 고마웠어요. 아이 손잡고 같이 걷고 싶어요. 그게 꿈이에요."

유정이와 같은 척수성근위축증 환자는 국내에 150여 명.

하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는 치료 타이밍을 놓쳐 치료제 효과를 충분히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진단과 치료가 빠를수록 효과가 좋지만, 희귀병이다 보니 의료진도 보호자도 잘 몰라 놓치기 일쑤입니다.

▶ 인터뷰 : 채종희 / 서울대학교병원 희귀질환센터장
- "이 병은 빠르게 인지해서 빠르게 치료가 시작되도록 하는 시스템, 예를 들면 신생아 선별검사라든지 그런 시스템이 함께 움직여야 고가 의약품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희귀질환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적용 확대와 함께 조기진단 의료 체계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조일호입니다. [jo1ho@mbn.co.kr]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
화면제공 : 서울대학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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