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강제이주 고려인 독립운동가 기억"…카자흐서 '추모의 벽' 제막식 열려
입력 2022-08-15 19:00  | 수정 2022-08-15 19:41
【 앵커멘트 】
지난해 광복절 '청산리 대첩의 영웅'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서거 78년 만에 카자흐스탄에서 고국 땅에 돌아와 현충원에 안장된 것 기억하실 겁니다.
올해는 카자흐스탄 현지에 홍 장군을 비롯한 카자흐스탄 고려인 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추모의 벽이 세워졌습니다.
조경진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카자흐스탄 우슈토베 지역의 바슈토베 언덕입니다.

85년 전 고려인들은 스탈린 강제이주 정책에 연해주에서 황량한 이 땅에 버려졌습니다.

영하 40도 추위에 토굴을 팠고, 먹을 것이 없어 노약자들은 속절없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 인터뷰 : 김게르만 / 알파라비 카자흐국립대 아시아연구원장
- "여기는 주로 한 가족이 살았고요. 사람들(고려인)이 돌아가신 건 주로 아가들, 어린 아이들…."

이곳에 홍범도 장군 등 카자흐스탄 고려인 항일 독립운동가 15명을 기리는 추모의 벽이 세워졌습니다.


매경미디어그룹과 통일문화연구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한-카자흐스탄 우호기념비를 완공하고 추모의 벽 제막식이 열렸습니다.

▶ 인터뷰 : 라종억 /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
- "과거에 우리를 위해서 애써주신 분들을 위해서 우리가 무언가 그들을 기리고 해야 우리 후손들도 우리를 따르지 않겠는가…."

▶ 인터뷰 : 양선덕 / 서예가
- "고려인들의 슬픈 사연들이 잊혀져가는 역사 속에 '동족여천'은 동포를 하늘처럼 섬기라는 깊은 의미가 담겼습니다."

추모의 벽에 이름을 올린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선대의 숭고한 뜻을 기렸습니다.

▶ 인터뷰 : 허다니일 / 김경천 장군 후손
- "고조부의 이름과 독립을 위해 싸운 영웅들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을 봤습니다. 저도 할아버지와 같은 애국자가 돼 조국을 지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스탠딩 : 조경진 / 기자 (카자흐스탄 우슈토베)
- "한국과 카자흐스탄 수교 30주년을 맞아 세워진 추모의 벽을 시작으로, 고려인이 처음 정착한 이곳에는 2028년까지 토굴복원을 비롯해 우호의 숲 등이 조성될 예정입니다. 카자흐스탄 우슈토베에서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 조경진 기자 nice2088@mbn.co.kr ]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김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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