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스님이 '집단폭행'을?…"선거개입" 비판 노조원, '인분' 추정 오물 맞기도
입력 2022-08-14 17:18  | 수정 2022-08-14 17:38
14일 서울 서초구 봉은사 앞에서 자승 전 총무원장 측의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개입 등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준비하던 조계종 노조원에게 한 승려(왼쪽 두번째)가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 사진=조계종 노조 제공 영상 캡처
봉은사 앞 1인 시위 도중 스님 2명에게 맞고 '인분' 뒤집어써
오물 씌운 스님·노조원, 폭행 혐의 경찰 조사 착수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앞에서 조계종 승려들이 한 노조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서울 강남경찰서가 14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봉은사 일주문 인근에서 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의 총무원장 선거개입 중단과 봉은사·동국대 공직 퇴진을 촉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섰던 조계종 노조 박정규 기획홍보부장이 스님 2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습니다.

박씨는 1인 시위 피켓을 봉은사 쪽 스님과 불자들로부터 빼앗겨 항의하는 과정에서 스님들에게 주먹으로 맞고 발길질을 당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심지어는 폭행을 당하는 과정에서 인분으로 추정되는 오물을 뒤집어쓰기도 했습니다.

당시 현장에는 경찰관도 여러 명 있었으나 폭행을 제지하지 못했습니다. 스님 2명이 경찰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박씨를 완력으로 제압해 바닥에 쓰러뜨리고 경찰관의 개입을 막아내며 발을 사용하여 폭행했기 때문입니다.

박씨는 폭행으로 인해 허리와 무릎 통증을 호소하고 있고, 입술 부위가 크게 다친 것으로 전해집니다.

14일 서울 서초구 봉은사 앞에서 자승 전 총무원장 측의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개입 등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준비하던 조계종 노조원에게 한 승려(왼쪽 두번째)가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 사진=조계종 노조 제공 영상 캡처

앞서 지난 9∼11일 있었던 조계종 차기 총무원장 선거 후보 등록에는 종단 교육원장을 지낸 진우스님이 단독 입후보했습니다. 이에 종단 내 중진 스님들은 차기 총무원장 후보로 진우스님을 합의 추대한다는 성명을 내고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진우스님은 단독 입후보 시 투표절차 없이 당선인으로 결정하는 종단 선거법의 '무투표 당선' 규정에 따라 사실상 차기 총무원장 자리를 확정 지었습니다.

하지만 조계종 안팎에서는 단일 후보 합의추대 등 선거 전반에 종단 막후 실세인 자승 전 총무원장 측이 개입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오물을 씌운 스님은 체포했다가 풀어줬다"며 "추후 박씨와 스님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고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ogi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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