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악마의 시' 루슈디, 강연 도중 흉기 피습…이슬람 신성 모독 때문?
입력 2022-08-13 09:25  | 수정 2022-08-13 09:38
피습당한 직후 헬기로 이송되는 살만 루슈디의 모습. / 사진=AP
이슬람 신성모독 논란으로 살해위협 받아…"현재 인공호흡기로 호흡중"
망명 작가와 예술가들의 피난처와 관련된 강의중 피습…은신 생활에 대한 회고록 작성하기도

소설 ‘악마의 시를 써 이슬람 신성모독 논란을 빚었던 살만 류슈디(75)가 미국 뉴욕주에서 강연 도중 피습을 당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루슈디는 이날 오전 셔터쿼 인스티튜션에서 열린 강연 도중 무대 위로 돌진한 한 남성이 휘두른 흉기를 맞고 쓰러졌습니다.

경찰은 루슈디는 사건 직후 헬기에 실려 지역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범인은 현장에서 붙잡혔다고 밝혔습니다.

루슈디의 대변인인 앤드루 와일리는 "한쪽 눈을 잃을 것 같다. 팔 신경이 절단됐고 간이 흉기에 찔려 손상됐다"며 "인공호흡기로 호흡중이고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루슈디의 상태의 심각성을 알렸습니다.

살만 루슈디가 강연 중 공격당한 뉴욕주 셔터쿼 인스티튜션. / 사진=로이터

루슈디가 피습당한 범행 동기와 사용된 흉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경찰은 루슈디가 집필했던 '악마의 시'가 이슬람 신성모독 논란이 있었던 것이 이번 사건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보고 사건을 조사중입니다.

앞서 인도 뭄바이(당시 봄베이)의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나 영국으로 이주한 루슈디는 1988년 출간한 '악마의 시'로 이슬람 신성모독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에 이슬람권 국가들은 대부분 이 책을 금서로 지정했고, 이듬해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이란 최고지도자로부터 사실상 사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호메이니가 무슬림들에게 루슈디는 물론 이 책의 출판에 관여한 누구라도 살해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파트와(이슬람 율법 해석)를 선포한 것입니다.

루슈디는 한동안 가명으로 숨어 지내야 했으며, 해당 책의 일본어 번역가는 1991년 살해당하기도 했습니다.


1998년, 이란 정부가 루슈디에 관한 파트와를 더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후 루슈디는 조금씩 공개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란 정부와 연계된 다수 단체가 여전히 루슈디의 목에 수백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고, 호메이니의 후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2017년 말까지도 루슈디에 대한 적대감을 강하게 드러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루슈디는 자신의 은신 생활에 대한 회고록과 소설 '미드나이트 칠드런'을 집필했고, 내년 2월 '빅토리 시티'를 출간할 예정이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피습 직전 열렸던 강연은 망명 작가와 예술가들의 피난처로서의 미국 역할에 관한 것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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