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텐트에서 쪽잠…언제 돌아가려나요" 기약없는 대피소 생활
입력 2022-08-12 19:00  | 수정 2022-08-12 19:27
【 앵커멘트 】
물폭탄으로 하룻밤 만에 집을 잃은 이재민들은 현재 임시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낮엔 뭐라도 건질 게 없는지 난장판이 된 집 청소를 하고, 밤엔 돌아와 텐트에서 잠을 청하는데요.
추석 전엔 원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태형 기자가 이재민들을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서울 동작구의 한 초등학교.

이번 집중호우로 반지하 주택이 침수된 이재민들의 임시대피소가 체육관에 마련됐습니다.

▶ 스탠딩 : 김태형 / 기자
- "보시다시피 20명 안팎의 이재민들이 이곳 텐트에서 생활합니다. 오후엔 집을 치우러 간 이재민들이 많아 텅 빈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끼니는 구청에서 제공한 도시락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재민들은 낮엔 하루 종일 집을 청소하고 저녁이 되면 이곳 대피소를 찾아 잠을 청합니다.


▶ 인터뷰 : 서울 신대방동 이재민
- "제 여자친구도 거의 갇혀 있어서 제가 문을 겨우 열어서 수압 때문에…. 지인들도 그냥 편하게 와서 쉬라 하는데 좀 민폐 끼치기도 싫고."

임시대피소에서 수도꼭지를 찾을 수 있는 곳은 공중화장실뿐입니다.

무더위에 땀이 나면 마음 놓고 씻을 곳을 찾는 게 요즘 고민거리입니다.

▶ 인터뷰 : 서울 신대방동 이재민
- "씻는 거는 숙박업소나 지인 집 통해서 잠깐잠깐…."

주민센터에도 임시대피소가 마련됐습니다.

그나마 낮에 잠깐 눈을 붙일 수 있는 스펀지 매트가 고맙게 느껴지지만,

갑자기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매일 밤을 함께 보내다 보니 편히 잠을 자기엔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서울 조원동 이재민
- "자는 게 자는 거예요? 옆에서 코 골지…. 빨리 갔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내 집이라고. 여긴 못 살겠어."

행정안전부는 이재민 구호 등 집중호우 피해 대책으로 서울에 28억 원을 긴급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집을 복구하는 데 한두 달은 걸릴 것으로 보여 이번 추석은 대피소에서 보내야 할지도 모르게 됐습니다.

MBN뉴스 김태형입니다. [ flash@mbn.co.kr ]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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