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경기방어·호실적 기대감에 바이오 펀드 수익률 '질주'
입력 2022-08-08 15:28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필수소비재이자 대표적 경기방어주인 바이오·헬스케어주를 담은 펀드들이 수익률 호조를 앞세워 투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 국면에 접어들며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호실적이 재조명받고 있는데다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헬스케어 지원안을 추진하면서 정책 수혜주로도 주목받고 있다.
8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달 국내 36개 헬스케어펀드의 수익률은 7.13%를 기록했다. 인프라(4.04%), 소비재(3.48%), 원자재(1.84%) 펀드 등 섹터별 수익률에서 단연 선두권을 질주하고 있다. 연초 이후 57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최근 일주일간도 358억원이 몰렸다. 현재 순자산은 1조 4492억원에 달한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한층 자극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표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하반기 들어서만 13.29%나 상승하며 상반기(-11.48%) 부진을 완전히 털어낸 모습이다. 셀트리온 역시 10.36% 상승하며 바이오 섹터를 이끌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반기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셀트리온 역시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같은 상반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하반기 역시 실적 개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이들 업체들의 목표가를 상향하고 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로로직스와 셀트리운 등은 대표적인 경기방어주여서 매크로 이슈가 부각되는 상황에선 다른 섹터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것"이라며 "삼성은 수주잔고가 많고 셀트리온은 주력인 렘시마 매출이 증가세여서 하반기에도 좋은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주 랠리가 이어지면서 하반기 들어 KRX 헬스케어지수도 12.86% 뛰어 올랐다. 상반기 23.15%나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반등세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역실적 장세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구간에서도 대형 바이오주를 비롯해 제약사, 위탁생산(CMO), 의료기기 기업들의 하반기 견조한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우호적 수급 환경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진단키트주 씨젠과 SD바이오센서도 하반기 7월 한달 12.4%, 3.6% 올랐다.
국내외 바이오기업들을 담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의 수익률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셀트리온, 씨젠, 신라젠 등을 상위종목으로 편입하고 있는 TIGER코스닥150바이오테크는 최근 한달 수익률 12.07%를 기록했다. KODEX바이오(12.1%)도 높은 수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바이로로직스, 셀트리온을 필두로 SK바이오사이언스,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 국내 대형 바오기업들을 모두 담고 있는 TIGER헬스케어와 KBSTAR헬스케어도 최근 한달 각각 9.15%, 8.36%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재확산세가 부각되고 있는 최근 일주일간에도 TIGER코스닥150바이오테크(5.7%), KODEX바이오(3.6%), KBSTAR헬스케어(3.9%) 등도 수익률을 이어갔다.
미국 바이오기업을 겨냥한 ETF들도 날개를 달았다. 모더나 등을 편입하고 있는 KDEX 미국S&P바이오(합성)은 최근 한달 수익률 14.84%를 기록했다. TIGER미국나스닥바이오도(6.6%) 등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화이자와 함께 mRNA 방식 코로나19 백신 개발업체인 모더나는 지난 3일 2분기 매출로 시장 전망치를 넘는 47억 4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시 모더나 주가는 16% 가까이 뛰어오르기도 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는 높은 기대수익률과 낮은 투자위험도를 들어 "전통적으로 경기침체 국면에서 헬스케어 업종이 안정적인 수익률을 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7일 미국 상원이 총 7390억달러 규모 친환경·헬스케어 예산법안에 합의한 점도 호재다. 위해주 연구원은 "최근 미국 빅파마에 대한 목표주가도 일제히 상향됐다"며 "이에 대한 영향으로 국내 바이오 섹터 역시 대형주 위주로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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