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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C·신한금투 사옥 투자' GIC, 국내 상업용 부동산 대거 사들여
입력 2022-08-08 15:10 

세계적인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이 현재 매각작업이 진행중인 국제금융센터(IFC) 등 서울 여의도의 대표 상업용 오피스건물에 투자를 단행키로 해 주목된다. GIC가 이미 서울파이낸스센터(SFC), 강남파이낸스센터(GFC)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이번 투자가 마무리되면 시내·강남·여의도 등 서울의 3대 상업용 오피스 권역의 주요 자산을 모두 보유 또는 투자하게 된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GIC는 IFC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최대 5000억원 규모로 지분(에쿼티)투자하기로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GIC는 앞서 지난달 중순 본계약이 체결된 신한금융투자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 인수자인 이지스자산운용에도 최대 150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IB 관계자는 "GIC의 IFC 투자금액이 5000억원이 조금 안되는 수준으로 협의되는 것으로 안다"며 "신한금융투자 여의도 본사 사옥 거래의 경우 신한금융그룹측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인수금융을 제공했는데 GIC는 누가 인수자가 되든 투자하겠다는 방침으로 투자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GIC가 서울 여의도의 과거와 현재를 대표하는 오피스건물에 뭉칫돈 투자를 단행한 배경은 GIC의 투자전략에서도 유추가 가능하다. GIC의 올해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GIC의 올해 3월말 기준 자산 비중은 명목채권·현금(37%), 사모주식(17%), 신흥시장주식(16%), 선진시장주식(14%), 부동산(10%), 물가연동채권(6%)순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 비중은 줄이고 사모주식과 부동산을 늘렸다. 올해초부터 미국발 긴축 불확실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스태그플레이션(경제 불황 속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대체투자는 여전히 비중을 늘려야할 자산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GIC는 최근 20년간의 투자수익을 연율로 환산해 수익률을 공개하는데 지난 1년간 4.2%의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운용자산은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국부펀드·연기금 분석정보업체 글로벌SWF에 따르면 7990억달러(1037조원)에 달한다.
GIC가 한국 부동산 자산투자에 주저하지 않는데는 원화값 하락도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도시국가 싱가포르의 해외투자를 총괄하는 GIC는 기본적으로 해외 핵심 자산은 산다는 투자전략을 갖고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에도 견딜 수 있고 자산규모가 큰 초장기 투자자로 환차익을 투자전략으로 삼지는 않지만 최근 상황이 환율 측면에서 우호적인 것은 맞는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전세계를 상대로 한 GIC의 대체투자 부문에서의 적극적인 투자모습이 국내 기관투자자들과 상반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IB 관계자는 "GIC 등 해외 기관투자자는 4%대 중반의 예상수익률도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판단하고 투자를 단행한다"며 "국내 기관투자자는 여전히 '하이리스크·하이리턴'에 익숙해 높은 수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투자를 선뜻 하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GIC는 연간 보고서에서 "다각화된 포트폴리오와 신중한 투자가 2022년초 시장 조정에서 GIC의 투자성과를 완충하는데 도움이 됐다"며 "여러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가격 원칙을 유지하고 상향식(bottom-up) 투자활동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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