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윤 대통령 '초심' 메시지…"하나 마나 한 대응" vs "깊게 공감"
입력 2022-08-08 14:53  | 수정 2022-08-08 15:00
여름휴가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약식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진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휴가 복귀 후 '국민 뜻'·'초심' 강조한 윤 대통령
민주 "대국민 사과 없었다" vs 국힘 "발목잡기 공세 그만"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름 휴가 기간 중 20%대로 내려 앉으며 취임 이후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오늘(8일) 업무에 복귀한 윤 대통령은 '초심'을 강조하며 국민의 뜻을 잘 받들겠다고 했습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하나 마나 한 원론적 대응"이라고 맹비난했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발언에 깊게 공감한다"고 옹호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오늘(8일) 휴가를 끝내고 업무에 복귀한 출근길에서 "제가 국민들에게 해야 할 일은 국민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늘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의 뜻을 잘 받드는 것"이라며 "휴가 기간 중에 그런 생각을 더 다지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인적 쇄신'과 관련해서는 "국정 동력은 국민들로부터 나온다"며 "국민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점검하고 잘 살피겠다"고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초심' 메시지에 대해 여야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대국민 사과'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먼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비상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민생 행보를 강화하겠다, 더 낮은 자세로 국민 뜻을 받들겠다'는 하나 마나 한 원론적 대응으로는 무능과 무책임만 키울 뿐"이라며 "직무수행 부정 평가 1순위가 인사 때문이었는데 양파 껍질 까듯 계속되는 논란에 국민은 분노를 넘어 지쳐가는 과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이미 국민적 심판이 끝나 식물 장관, 투명 각료로 전락한 박순애 교육부 장관의 사퇴 정도로는 돌파할 수 없다"며 "대통령실과 내각의 전면적 인적 쇄신으로 국정을 조속히 정상화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복귀 첫 일성은 책임 있는 대국민 사과와 전면적 쇄신 약속이었어야 한다'며 "반성의 의지는 모호했고, 해법은 불투명하기만 해서 국민 누구도 대통령의 책임 있는 사과로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조 대변인은 "오늘 발표된 여론 조사에서 국정에 대한 부정 평가가 70%를 넘겼다"며 "책임 있는 대국민 사과와 국정 전반에 대한 쇄신 없이는 등 돌린 국민의 마음을 달래고 당면한 총체적인 국정 난맥상을 풀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달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 도중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특히 윤 대통령이 권성동 원내대표의 휴대폰을 통해 언론에 노출된 이른바 '내부 총질' 문자에 대한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 없이 집무실로 향한 것을 두고는 박용진 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다른 질문엔 다 대답하고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 문자에 대해선 아무 말씀도 하지 않았더라. 부끄럽긴 하셨던 모양"이라며 "당 내 민주주의와 다양성을 억압하는 대통령, 그것을 '우리 당이 달라졌다. 계속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대통령이니 그 당의 지지율이 폭락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꼬집었습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 사진 = 연합뉴스


앞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대통령께서도 24대 66을 아셨다면 휴가 복귀 일성으로 대국민 사과와 인사 개편부터 시작하시길 간곡히 촉구한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24대 66'은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로 지난 2~4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물었더니 응답자의 24%는 '잘하고 있다', 66%는 '잘못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었습니다.

대통령 발언에 깊게 공감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초심' 메시지에 공감한다면서 민주당을 향해서는 근거 없는 정치 공세를 멈추라고 요구했습니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오늘 논평을 통해 "국정운영의 책임을 함께 하는 집권여당으로서 대통령의 발언에 깊게 공감한다"며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민 눈높이의 당 내 쇄신 및 무엇보다 민생 경제를 위한 개혁 입법 등에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양 원내대변인은 "정부의 노력이 국민의 성취가 되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국정과제를 챙기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문제 해결의 시작은 '국민적 관점'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고 할 말은 하는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야당도 더 이상 근거 없는 정치 공세가 아닌 민생 회복과 입법 과제 해결에 부디 함께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며 "대통령 인사와 국정운영에 대한 야당의 진지한 역할과 책임을 인식한다면 권익위원장, 방통위원장 등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인사를 둘러싼 불필요한 인사갈등의 악순환을 끊어내는데 발목잡기식 공세는 중단되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부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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