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구연상 숙명여대 교수 "제가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피해자…100% 표절"
입력 2022-08-08 13:58  | 수정 2022-08-08 14:05
김건희 여사, 숙명여자대학교 전경 / 사진 = 연합뉴스, 숙명여대 제공
"3쪽 정도 되는 2장 1절 부분…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다"
"학위논문, 아주 엄격한 과정 거쳐…심사 과정에 '외부적 개입' 가능성 의심"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문 표절' 논란이 점차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구연상 숙명여자대학교 기초교양학부 교수가 자신이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피해자'라고 밝혔습니다.

구 교수는 오늘(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잇따라 출연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구 교수의 논문은 2002년에 쓰였고, 표절 의혹이 불거진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은 2007년 작성됐습니다.

그는 "(두 논문을 직접 비교해보니)3쪽 정도 되는 2장 1절 부분은 100% 똑같다.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이 시작되는 첫 부분"이라며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진행자가 '그러면 완벽히 표절이 아니냐. 그런데 왜 국민대는 부정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냐'고 묻자 "잘못된 판정"이라고 답했습니다.

구 교수는 "표절이라는 것은 인용의 한 방식이기는 한데, 인용이라는 것은 출처를 밝히고 따오는 것을 인용이라고 하고, 출처를 밝히지 않고 몰래 따오는 것을 표절이라고 한다"면서 "이 논문은 100% 표절이 맞다. 연구윤리 위반행위가 아니라고 판정한 것은 부당한 판단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민대가 김 여사의 논문을 '표절 아님'으로 결론 내린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학자를 키우는 일반대학원이 아닌 실무중심의 특수대학원에서 수여한 학위 ▲표절이 이루어졌던 부분이 '결정적 대목'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에 대해 구 교수는 "부당한 근거"라며 "논문은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이고 ▲이론적 측면 ▲사실 사례 ▲실효성이 증명이 되어야 하는 글쓰기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그 논문은 증명된 논문이라고 볼 수 없고 결격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런데 김건희 여사의 논문에서 이론적 측면을 다루는 부분이 디지털 콘텐츠의 정의를 다루는 부분인데, 이 부분을 100% 표절한 뒤 그 논문이 증명이 됐다고 말하는 것은 아예 논문을 쓰지 않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아울러 '특수대학원의 특수성(실무중심)'에 대해서도 "그런 허술한 시스템의 관리가 있다면 일반 대학원처럼 똑같은 박사학위를 수여하면 안된다"고 반박했습니다.

"국민대의 판단, '시스템 악행·제도적 폭행'…외부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도 의심"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4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 총장실 건물 앞에서 김건희 여사 논문 조사 결과에 대한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매일경제

구 교수는 국민대의 판단을 '시스템 악행, 제도 폭행'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구 교수는 "논문 검증 시스템이 잘못되면, 예를 들어 김건희 여사의 박사 논문이 다른 사람이 인용할 때는 김건희 이름으로, 김명신(김건희 여사의 개명 전 이름)의 이름으로 인용이 될 것이다. 그러면 제 이름은 삭제되고 탈취된 상태로 저의 모든 학문적인 업적이 박탈당한 셈"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이것을 걸러야 할 다섯 분의 논문 심사위원들, 최종적으로 연구윤리위원회에서 표절이 아니라는 판정을 했기 때문에 이런 피해를 만들어냈고, 이 피해가 저질러진 이상 이것은 악행이라고 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구 교수는 이번 국민대의 심사 과정에서 외부적인 개입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그는 "학위 논문은 아주 엄격한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다. 그런데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를 했으면 한 장 전체가 100% 표절이라는 것도 밝히지 못했고, 더 나아가 심사위원 다섯 분 중 한 분도 지적하지 않았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어떤 거래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요즘 논문을 쓰는데 돈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이런 것이 의심될 수 있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진행자가 '대필 의속을 말씀하시는 거냐'고 묻자 "대필까지는 알 수 없는데, 심사위원들, 지도교수님들 사이에서 '김명신의 박사논문을 봐주겠다'라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지 않았을까, 이런 추론을 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대 심사위원 교수들을 향해 "학자의 양심을 저버렸다고 본다"고 직격했습니다.

숙명여대 총장이 '언론과 정치권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것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구 교수는 "현재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고, 모든 국민이 공정과 정의로운 결과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대세를 거스르기는 어렵지 않을까 이런 예측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부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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