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SNS서 확산된 러시아군 잔혹행위 사진·동영상…"최악의 전쟁범죄"
입력 2022-08-08 08:58  | 수정 2022-08-08 09:33
우크라이나 동부 포파스나 / 사진=로이터통신
논란의 사진 체첸군 점령지로 추정되는 포파스나 지역서 촬영돼
이전에도 여러 차례 가혹 행위 동영상 퍼져…러시아 측 침묵으로 일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5개월째 지속되며 장기전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SNS상에서 러시아군의 가혹 행위로 의심되는 영상들이 확산돼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세르히 하이다이 우크라이나 루한스크 주지사는 최근 텔레그램에 우크라이나 동부 포파스나에서 촬영됐다는 훼손된 시신 사진을 게재하며, 해당 사진이 우크라이나 포로들에 대한 러시아군의 잔혹 행위라고 주장했다고 현지시간 6일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러시아군을 영화 '반지의 제왕' 속 폭력적 괴물인 오크에 비유하며, "21세기, 점령된 포파스나, 담장 위의 인골"이라는 캡션을 달았고, 하이다이 주지사가 올린 이 사진은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SNS상에서 급격히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가정집 울타리 등에 훼손된 시신이 올려진 모습 등이 담겼습니다.

이를 보도한 가디언은 사진의 진위를 자체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완전히 확신하긴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위치 도구를 활용해 조사한 결과 사진의 촬영 날짜는 지난달 말, 촬영 장소는 포파스나 중심부 인근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해당 사진이 진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이 찍힌 곳으로 추정되는 포파스나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5월 철수한 곳으로, 이후 체첸공화국의 수장 람잔 카디로프가 이 도시를 점령했다고 주장해오고 있는 곳입니다. 실제로 앞서 체첸군 병사가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거세한 후 총살하는 동영상이 SNS상에서 확산돼 충격을 준 일이 있었는데, 당시 이같은 가혹 행위가 자행된 곳 역시 포파스나인 것으로 추정됐었습니다.

앞서 러시아군의 부차 학살 현장을 방문한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엔 집행위원장 / 사진=로이터통신


한편, 러시아군의 가혹 행위 의심 정황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하이다이 주지사가 해당 사진을 올린 시기에 머리와 손이 없는 군복 차림의 시신을 촬영한 동영상이 SNS에 퍼지기도 했으며, 그 이전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포로들의 다리에 재미로 총을 쏘는 듯한 영상이 유포돼 국제적으로 비난의 물결이 일었습니다.

다수의 러시아군의 가혹행위 의혹 동영상들이 잇따라 보고되자, 국제사회에서도 러시아군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여오고 있습니다. 유엔인권조사단은 "러시아군의 가혹행위는 역대 최악의 전쟁범죄"라는 강한 비판 성명을 발표했고,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 담당 집행위원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부당한 전쟁 공격은 멈춰져야 한다. 이미 충격적인 학대 증거가 소셜미디어에 만연하다"며 일갈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 역시 러시아 측에 해당 사진과 영상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우크라이나 측과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아직까지 러시아는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전쟁범죄 의혹에도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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