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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후성글로벌 상장 나선다…미래 먹거리 2차전지 강화
입력 2022-08-04 17:48  | 수정 2022-08-04 19:28
◆ 레이더M ◆
범현대가로 분류되는 코스피 상장사 '후성'이 해외 법인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2차 전지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후성글로벌는 최근 대신증권과 삼성증권을 IPO를 위한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내년 하반기 코스피 입성이 목표다. 후성글로벌은 후성그룹의 해외 중간지주회사로 지난해 분할 신설됐다. 현재 중국 법인 2곳과 폴란드 법인 1곳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해당 법인들은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2차 전지 전해질 첨가제와 반도체용 에칭가스 등을 생산한다. 모회사(후성)의 주력 제품인 냉매 가스를 기반으로 2차 전지 핵심 소재 분야로 보폭을 넓힌 것이다.
업계에서 후성글로벌은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2차 전지의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전해질'의 생산능력이 전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뛰어나기 때문이다. 반도체 D램과 3D 낸드에 필수적인 소재 '육불화텅스텐(WF6) 분야에선 SK스페셜티, 칸토덴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생산 역량을 갖췄다. IB 업계에선 후성글로벌이 증설 중인 폴란드 공장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전세계 전해질 첨가제 생산 업체로선 최초로 유럽 대륙에 공장을 준공하는 사례여서다. 해당 공장은 LG화학 폴란드 법인에 소재를 납품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후성글로벌은 차별화된 행보를 내세워 일찌감치 재무적투자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소재·부품·장비 투자에 강점이 있는 헤임달PE를 주주로 맞이하며 약 1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당시 확보된 자금은 대부분 중국과 폴란드 공장 증설에 투입됐다.

연결 기준 전년도 후성글로벌의 매출액은 696억원, 영업이익은 120억원 수준이었다. IB 업계에선 회사의 금년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약 400억원 안팎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이를 감안한 후성글로벌의 예상 기업가치는 1조원 중반 수준으로 전해진다. 전방 산업이라 할 수 있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선 앞서 상장한 천보와 엔켐의 주가 흐름과 재무제표 등을 참고할 가능성이 높다. IB 업계 관계자는 "공장에 기반해 사업을 펼치는 만큼 EV/EBITDA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추산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며 "이미 충분한 수주 물량을 확보한 상태여서 1조원 수준의 시가총액을 노리는 게 지나치진 않다"고 말했다.
한편 후성그룹의 모태는 지난 1973년 설립된 한국특수내화공업사다. 창업주 김근수 회장의 어머니 고 정희영 여사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여동생이다. 재계에서 후성그룹이 범현대가로 분류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후성그룹은 후성, 한국내화, 퍼스텍 등의 코스피 상장사와 다수의 비상장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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