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피플] 김정재 "이준석, 잊힐까 두려워 몸부림…비대위원장은 원내 인사가"
입력 2022-08-04 10:45  | 수정 2022-08-04 13:58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MBN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진=MBN
“전 세계 공급망 연결…납품단가 연동제 필요”
“文 정권, 징벌적 과세…尹 정부, 세 부담 정상화”
“국토 균형발전으로 지방 소멸 막아야…영일만 대교 건설”
“TK 민심, 애정 많은 만큼 현 상황 안타까움도 커”

제20대·21대 총선서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 지역(경북 포항시북구) 재선에 성공한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 김 의원은 대선과 지방선거 정국에선 경북도당 위원장을 맡아 윤석열 대통령 당선과 지방 선거 승리에 기여했습니다. 김 의원은 여야가 민생 현안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구성한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 간사로 선출된 데 이어, 21대 후반기 국회에서 집권 여당의 간사직도 맡게 됐습니다.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승리한 지 3개월도 안 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앞둔 가운데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도 30% 아래로 하락해 위기감이 고조된 시점에 김 의원을 만나 현 상황을 진단하고 대안을 들어봤습니다. 김 의원은 초심으로 돌아가 겸손하고 진지하게 일하면 국민들의 우려와 불안이 돌아설 것”이라고 했습니다.

민생특위, 국민 고민 덜고자 빠른 합의”

Q. 국회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가 구성돼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민생특위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데, 어떤 활동 하고 계신가요?

김정재 의원(이하 김 의원) : 민생특위는 원 구성이 지연되고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치권이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어 여야 협의로 필요한 법안부터 신속하게 처리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정쟁 영역이 없는 법안부터 통과시키자고 의견을 모은 게 총 6가지 사안(△납품단가 연동제 △부동산 제도 개선△화물 운송 안전 운임제 △대중교통비 환급 명시적 논의 등)입니다. 경제 현안 등 나머지는 합의를 통해 결론을 도출하려고 합니다. 최근 유류세 인하 세율을 50%까지 높이고, 직장인 식대 비과세를 20만 원까지 확대하는 하는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두 사안의 경우 퍼센트(%) 쟁점만 있었을 뿐 여야 모두 민생 고민을 덜자는 의견이 있어 빠른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Q. 특위 주요 현안 중 하나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언급된 ‘납품단가 연동제입니다. 일각에서는 ‘소비자 가격 상승 및 ‘대기업의 해외 공급업체 변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입법 가능성은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김 의원 : 입법 실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도 높다고 봅니다. 원자잿값이 갑자기 오를 경우 (납품 대금비를) 유연성 있게 올려줘야 하는데 원계약에 충실해 중소기업이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전 세계 공급망은 하나의 밸류체인(Value Chain)으로 돼 있습니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잿값이 두 배씩 뛰어오르고 있다 보니 납품단가에 일부만이라도 반영을 해달라는 요구에 여야가 함께 공감하고 있어요. 다만, 정부는 사적 계약에 국가가 개입하는 건 옳지 않다는 입장이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엄밀히 얘기하면 사적 계약이 맞지만, 계약자간 우위 차이로 납품단가 연동이 잘 안 된다는 게 문제입니다. 정부와 충분히 협의해 하도급업체와 수탁기업의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대구경북의 미래…50년 청사진 그릴 것”

영일만 대교 건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 / 사진=MBN

김 의원은 21대 후반기 국회에서 ‘인기 상임위원회로 꼽히는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김 의원은 국토위 간사로 ‘국토 균형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15년간 표류해왔던 경북 포항 지역의 영일만 대교 건설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Q. 집권 여당의 국토교통위원회 간사가 됐습니다.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실 계획이신가요?

김 의원 : 국토위는 주택, 교통 등 소위 우리가 행복하게 살기 위한 인프라와 관련된 일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우선 ‘국토 균형 발전을 중점적으로 하려고 합니다. 지방분권이 상당부분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지방 소멸 문제는 여전하기 때문에 수도권과 지방을 살리는 도시개발에 신경 써야 합니다. 다음은 ‘주택 문제입니다. 문재인 정권이 부동산 정책에서 국민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신뢰를 상실했죠. 그래서 문 정부 때 못했던 것들, 예를 들어 ‘합당한 가격의 주택 공급 ‘대출 규제 완화를 통해 누구든 내 집 마련의 꿈을 갖고 일상에 매진할 수 있도록 만들 겁니다. 지역 현안이기도 한 ‘영일만대교 건설과 주민들의 수도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SRT 신설도 꼼꼼히 챙기려고 합니다. 사실, 동해안 쪽으로는 다리가 하나도 없어요. 영일만 대교가 15년째 표류 중인데 이 사업은 포항뿐 아니라 경북과 동해안권의 경제성장, 관광 활성화와 관련돼 있어 꼭 이뤄내려고 합니다.

Q. ‘부동산 세제 정상화 기조를 세운 정부가 종부세 완화 등의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김 의원 : 전 정부에서 도입된 부동산 체계는 다주택자들에게 징벌적 성격의 과세를 매겼습니다. ‘중과세율 제도 도입으로 종부세 최고세율이 2.0%에서 3.2%로 늘었고, 6.0%까지 상향됐어요. 이번 세재개편안의 핵심은 종부세 중과를 없애고, 세율 조정을 통해 세 부담을 정상화하자는 겁니다. 고가 주택 1채를 가진 사람이 저가 주택 3채를 가진 사람보다 더 많은 종부세를 내게끔, 집 채수와 상관없이 ‘금액으로 정했는데, 이게 합리적인 세제죠. 또 이전에는 12억~50억을 한 구간에 묶어 세금을 부과했습니다. 구간 안에 포함된 납세자 간 다른 상황이 많은 만큼, ‘12억~25억 원 이하 ‘25억 초과~50억 원 이하로 세분화했습니다.

Q. 지난 정부 부동산 가격 폭등이 문제였다면, 현재는 부동산 거래 절벽이 부동산 시장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어떤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김 의원 : 우선 대출금리 안정을 위한 정책이 이어져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 때는 ‘1주택을 강조하며 부자들을 잡겠다고 대출을 막았어요. 그런데 자금력 있는 사람들은 현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매수가 이어집니다. 피해는 대출을 받아서 집을 마련해야 하는 사람들이 받게 되는 거죠. 부동산 시장 안정만을 위해 금리인하를 인위적으로 추진하긴 어렵겠지만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매매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Q.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처리 여부도 관심입니다. TK를 지역구로 둔 여당 국토위 간사로서 어떤 복안을 가지고 계신지요?

김 의원: TK 통합신공항은 군공항 이전을 통해 민간공항을 중남부권 중추 공항, 물류 거점 공항으로 만들자는 겁니다. 군 공항 이전으로 생기는 후적지에 첨단산업단지와 관광, 상업시설 등을 조성해 대구경북 미래 50년의 청사진을 그릴 계획입니다. 또 경북 농산물과 구미 공업단지가 있어서 스마트 물류산단을 조성해 농산물 수출이 곧바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광역교통망 개선을 통해 접근성이 높아져야 합니다. 이 부분은 지난 대선 기간 윤석열 대통령이 동대구역 광장에서 직접 약속했던 공약 사항이고, 이재명 의원도 2028년까지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어 여야가 충분히 협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두 개의 특별법안에 이어 주호영 의원이 추가 발의했는데, 사실 정부 의지만 있다면 실행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윤 대통령, 경청 폭 2~3배 넓혀야”

윤석열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 비서실 특별보좌역을 맡은 김 의원은 최근의 국정 지지율 하락에 우려를 드러내면서도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 의원은 국정수행 지지도 28%는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마지막 뿌리”라며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하다 보면 지지율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Q.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20%대로 하락했습니다. 당에서 느끼는 위기감은 어떤가요?

김 의원 : 침통할 정도로 무겁습니다. 국민들이 5년 만에 정권을 바꿔준다는 건 정말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특히 지방 자치단체장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0.73%P 차로 승리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고 생각해요. 국민께서 새로운,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있었는데, 그 주문을 만족시켜줄 만한 게 없었던 거죠. 여론조사를 보면 인사, 무능, 당 내홍 등을 부정 평가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부분이 답을 준다고 봐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겸손하고 진지하게 일을 하면 국민들의 우려와 불안이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Q. 대구경북 등 여권 핵심 지지층의 이탈도 위기감을 키우고 있는데요, 실제 지역에서 느끼는 민심을 윤 대통령께 직접 전달해 주신다면?

김 의원 : 애정이 많은 만큼 안타까움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대구경북은 국민의힘에 무한신뢰와 애정을 주고 계시는데, 지지율이 하락하니 굉장히 가슴 아파하죠. 현재 국정수행 지지도가 약 28% 정도로 나오고 있는데, 이 정도가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마지막 뿌리라고 생각합니다. 지지율이 높을 때 자만하지 말고, 지지율이 낮을 때 무리수를 두면 안 됩니다. 그래서 격하게 반응할 것 없이 초지일관 국민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하다 보면 국민 지지율도 회복되지 않을까 싶어요.

Q. 윤 대통령의 정치 경력이 짧아 ‘정치 문법에 익숙치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휴가 중인 윤 대통령, 어떤 고민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김 의원 : 이런 상황일수록 주변 이야기를 폭넓게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보통 정치를 처음 하면 내 주위에 모이는 사람들을 전부로 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넓어지기 때문에 초기에 교류했던 사람들이 섭섭함을 느끼고 떠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섭섭하다고 느끼기 전에 진정으로 그 사람을 응원하는 사람이라면 가까이 있던 사람들이 자리를 비워주고 다른 사람들이 빈 자리를 채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여러 의겨을 듣는 범위를 지금보다 2~3배 넓혔으면 해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학습능력이 뛰어나고, 당 내부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비대위 전환, 제대로 된 당 만들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 사진=연합뉴스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원톱체제 돌입 23일 만에 막을 내린 국민의힘. 김 의원은 권 원내대표의 리스크가 당 내홍의 도화선이 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원내대표직 사퇴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 의원은 앞으로 들어설 비대위 성격과 향후 이준석 대표 거취에 대해 의견을 이어갔습니다.

Q.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의원총회에서 비상상황으로 규정하고, 비대위 구성을 위한 전국위 소집 안건을 의결했는데 현재 당 분위기는 어떠한가요?

김 의원 : ‘비대위 말고는 대안이 없다는 게 중론입니다. 검수완박 때로 돌아가 생각해 보죠. 그 때도 권성동 원내대표의 실책이 있었습니다. 당시 정권 출범이 코앞에 있었고, 또 민주당도 국회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권 원내대표에 책임을 묻기 어려웠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재신임을 물었을 겁니다. 원 구성에서도 밀렸지만, 끊임없이 신임하고 힘을 실어 줬죠. 그런데 ‘9급 공무원 ‘문자 노출 등 원내대표 리스크가 많아졌고, 안 그래도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판단이 선 겁니다. 비대위로 전환해서 제대로 된 당을 만들어보자는 데 의견이 모였습니다.

MBN과의 인터뷰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는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 / 사진=MBN

Q. 비대위원장은 어떤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김 의원 : 원내 국회의원이 비대위원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당을 이끌기 위해선 원내에서 긴밀히 협조해야 하고, 의원들과 접점을 많이 모색해야 합니다. 외부에서 위원장을 영입한다면 회의 때를 제외하곤 제대로 만날 기회도 없어, 원내 분위기를 제대로 전달받기가 쉽지 않아요. 이번에는, 다선이든 초선이든 현역 의원 중에서 전체 의원들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리더십이 있는 분이 맡아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Q. 국민의힘 지도체제의 비대위 전환으로 이준석 대표의 행보도 관심입니다. 이 대표가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김 의원 : 이준석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왜 받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성 상납을 무마하기 위해 증거 인멸을 시도한 의혹은 6개월이 지나도 소멸되지 않습니다. 이 대표가 현재 전국을 돌면서 치맥파티에 노래나 하고 다니는 모습도 보기 좋은 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대표가 정치적으로 대중에게서 잊힐까 두려워하는 몸부림이 아닌가 생각해요. 사안이 나올 때마다 SNS 등을 통해 당에 공격적인 언사를 하는 것보다, SNS를 끊고 조용히 자기성찰을 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생각해요. 저도 가끔 화가 많이 날 때면 ‘묵언수행을 하기도 하는데, 이 대표가 이 시기를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정치적 재기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이른바 윤핵관과 이준석 대표의 갈등은 결국 어떻게 봉합돼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김 의원 : ‘윤핵관이라는 워딩 자체가 일종의 ‘프레임이라고 생각해요.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대통령을 도와 정권 교체에 성공한 사람들입니다. 당내에서 윤핵관이라는 프레임으로 오히려 당을 분열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당내에 여러 당권을 향한 전략적 이해관계가 복잡해 권 원내대표와 이 대표를 갈등관계로 해석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다 잊고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을 챙길 수 있도록, 국민들로부터 처음 기대했던 대로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면 됩니다.

Q. 지방의회와 국회를 모두 경험하셨습니다.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김 의원 : 지역구에서 제 별명이 ‘친절한 해결사입니다. 요즘은 많이 변했지만, 보통 국회의원이 굉장히 멀리 있고 다가가기 힘들다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따뜻하고 친근한 의원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또. 지역구를 가면 항상 ‘우리의 당찬 일꾼 이렇게 소개해주시는데, 죽도록 열심히 일하고 해야할 일은 꼭 해결하는 그런 정치인으로 남고 싶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jzero@mbn.co.kr]
[정서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oyun0053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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