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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앞둔 50대男 이것 몰라, 생돈 1억 날렸다…뭐길래?[언제까지 직장인]
입력 2022-08-04 08:30  | 수정 2022-08-04 08:38
[사진 = IBK기업은행]

직장 생활을 하다가 한 번쯤은 가입돼 있는 퇴직연금에 대해서 알아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막상 퇴직연금제도를 제대로 아는 직장인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특히, 아직 사회 초년생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퇴직연금 투자를 이제 막 시작하려는 '퇴린이(퇴직연금+어린이)'들을 위해 퇴직연금의 종류와 특징, 효율적인 운용법 등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더욱이 올해 하반기부터 사전지정운용제도인 '디폴트옵션'이 도입,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 제도 도입으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 보겠습니다.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의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급여를 회사가 아닌 금융회사에 맡기고 기업 또는 근로자의 지시에 따라 운용해 근로자 퇴직 시 일시금 또는 연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이 같은 퇴직연금에도 종류가 있는데요, 확정급여형(DB: Defined Benefit), 확정기여형(DC: Defined Contribution), 개인형 퇴직연금(IRP: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중 자신에게 알맞은 퇴직연금을 고르면 됩니다.
퇴직연금 가입 때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본인의 임금 상승률 예측입니다. 임금 상승정도에 따라 골라야 할 유형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DB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DB형은 퇴직 시 지급액이 퇴직 직전 3개월간의 월 평균 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으로 결정됩니다. 금액을 개인의 통장이 아니라 금융사에 계속해서 넣어두는 방식입니다. 흔히들 알고 있는 퇴직금이랑 가장 유사합니다.

여기서 잠깐. 향후 DB형에서 DC형 상품으로 변경할 수 있지만, DC형에서 DB형으로는 변경이 어렵다는 것 잊지말고, 판단 시 고려해야 할 듯 합니다.
대개 임금 상승률이 그다지 높지 않고, 높은 수익 추구형의 직장인이라면 DC형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습니다.
DC형은 회사가 매년 총급여의 일정 비율을 퇴직연금 관리 금융사 계좌에 입금하면,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이 자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퇴직금이 크게 달라 집니다. 개인의 투자성향에 따라 예금상품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이나 주식·채권형 펀드, 상장지수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직접 투자하면 됩니다.
DC형은 개인이 추가납입도 가능합니다.
회사에서 부어주는 퇴직금 적립액만으로는 노후가 불안하다고 생각되면 IRP를 추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IRP는 회사와 별개로 본인이 직장인이라면 자비로 납입할 수 있는 퇴직연금 계좌입니다. 이 역시 DC형처럼 자유로운 운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IRP 계좌 운용회사를 바꾸고 싶다면 '계약이전신청'을 하면 됩니다. 이동할 금융기관에 IRP 계좌를 개설한 뒤 기존 금융기관의 IRP 가입확인서 등 서류를 갖춰 이전신청을 하면 됩니다. 다만, 1년 만기 예금과 펀드 등 상품 특성에 따라 의무납입기간을 충족하지 않으면 해지 수수료를 물어야 합니다.
IRP는 1년에 1800만원까지 개인이 넣어둘 수가 있으며 연금저축과 IRP 합산 연간 7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이 있어 세테크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개인형 퇴직연금의 경우 55세가 지난 후부터 매월 연금 형식으로 수령케 되면 최대 30%의 퇴직 소득세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도에 해지를 하게 되면 감면을 받았던 부분들에 대해서 기타 소득세가 발생할 수가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2015년부터는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 일시금으로 받을 때에 비해 세금 부담을 확 줄였습니다. 다만, 금융회사에 따라 연금지급 기간 및 방법, 수수료 등에 차이가 있어 꼼꼼하게 비교한 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전문가들은 세제상으로 살펴볼 땐 연금으로 받는 게 훨씬 더 유리하다고 안내합니다. 일시금으로 받으면 퇴직 시점에서 퇴직소득세를 납부해야 하지만, 연금수령을 선택하면 연금을 받는 부분만큼만 퇴직소득세를 나눠 내게 됩니다.
황명하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보통 직장인들은 퇴직금을 은퇴 후 노후자산이라고 막연하게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은퇴 후 연금으로 수령돼야 할 퇴직금이 퇴직 전에 이런 저런 이유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100세까지 노후를 대비하려면 퇴직연금을 단순히 계좌에 쌓아두기만 해서는 안되고, 각종 옵션과 제도를 적극 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임금피크 전 중간정산 또는 DC형으로 전환은 필수


한국에서 대부분의 임금피크제 도입 기업들은 정년보장형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정년보장형은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되 특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정년까지 임금을 삭감하는 제도입니다. 임금이 삭감되면 퇴직금도 영향을 받습니다.
퇴직금 제도 가입자와 퇴직연금 DB가입자는 퇴직 이전 30일 평균임금에 계속 근로기간을 곱한 금액을 퇴직금으로 받습니다. 평균임금은 퇴직 직전 3개월 동안 수령한 급여를 해당 기간 동안 근무일수로 나누어 계산합니다. 가령, 만 55세인 홍길동 씨가 30년 동안 현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고 있고 최근 30일 평균임금이 800만원이라면 현재 퇴직금은 2억4000만원(800만원ⅹ30년) 입니다. 만약 홍길동씨가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아 만 60세에 30일 평균임금이 현재 임금의 50%인 400만원이 돼 계속근무기간은 35년이 되더라도 퇴직금은 1억4000만원(400만원ⅹ35년)으로, 1억원의 손해를 보게 됩니다.
그럼, 홍 씨와 같은 상황에서 임금피크제를 앞둔 직장인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먼저 퇴직금 제도 가입자는 임금피크 전에 퇴직금을 중간정산하는 것이 낫습니다. 퇴직금 중간정산은 법적으로 제한돼 있지만 임금피크제 적용을 앞둔 직장인에게는 허용되고 있습니다. 이후 매년 한번 이상 중간정산을 받으면 됩니다. 퇴직연금 DB가입자라면 임금피크 적용 전에 DB에서 DC로 전환하면 됩니다. 그동안 누적된 퇴직금은 DC 계좌로 이전되고, 이후 투자운영 수익률에 따른 연금이 쌓이게 됩니다.

年 1~2%에 '쥐꼬리 수익률' 오명 벗나…'디폴트옵션' 관심↑


3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에 7월 12일부터 사전지정운용제도인 '디폴트옵션'이 시동을 걸었습니다.
디폴트옵션은 앞서 말한 DC형과 IRP형에 해당되는 것으로, 원리금 보장 상품을 포함해 ▲TDF(타깃데이트펀드) ▲BF(밸런스펀드) ▲SVF(스테이블밸류펀드) ▲SOC(사회간접자본펀드) 등이 담길 예정입니다.
금융권에서는 디폴트옵션 도입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퇴직연금이 '연금'으로서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와 함께 향후 수익률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큽니다. 선진국에서는 가입자의 적절한 선택을 유도해 노후 소득보장을 강화하는 것이 정부의 사회적 책무라는 인식하에 오래전부터 퇴직연금제도에 도입해 운영해 왔습니다.
일례로 2006년 디폴트옵션을 도입한 미국은 10년 가입자에게 연 8%가 넘는 수익률을 제공하는 등 '연금 백만장자'를 탄생시키며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영국, 호주 등 주요 선진국들도 연평균 수익률이 6∼8%로 안정적인 편입니다. 이에 반해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295조6000억원으로 300조원에 육박했지만 적극적인 운용이 어렵다 보니, 수익률이 1~2%대로 저조한 실정입니다.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퇴직연금에 신규 가입했거나, 기존 상품의 만기가 도래했음에도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때 적용됩니다. 4주간 운용 지시가 없는 경우 퇴직연금 사업자로부터 '2주 이내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해당 적립금이 디폴트옵션으로 운용된다'는 통지를 받게 되며 통지 후에도 2주 이내에 지시가 없을 경우 디폴트옵션으로 운용됩니다.
디폴트옵션으로 적립금을 운용하고 있지 않은 근로자도 언제든지 운용이 가능하며 디폴트옵션으로 운용하면서도 언제든지 다른 방법으로 운용 지시가 가능합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입자의 선택권 보장과 사업자간 경쟁 제고를 위해 디폴트옵션의 운용 현황과 수익률 등을 분기별로 공시하고, 3년에 1회 이상 정기 평가해 승인 지속 여부를 심의할 것"이라면서 "오는 10월 중에는 첫 번째 심의위원회를 거쳐 승인된 상품을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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