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근무 중 쓰러진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수술할 의사 없어 결국 숨져
입력 2022-08-02 16:08  | 수정 2022-08-02 16:10
서울아산병원 / 사진 = 연합뉴스
아산병원 "수술할 수 있는 신경외과 의사 없어 다른 병원으로 옮겨"
'부족한 응급 의료 시스템 논란'으로 번져…정부, "진상 조사하겠다"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져 즉각 이 병원 응급실에 갔으나 수술해 줄 의사가 없어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졌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병원 응급 위기 대응 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오늘(2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새벽 서울아산병원에 근무 중이던 간호사 A씨는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다 결국 쓰러졌습니다. 이에 A씨는 같은 건물 1층에 있는 응급실로 즉각 옮겨졌지만, 결국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긴급 전원 조치됐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측은 당시 이 병원 응급실에서 뇌출혈로 진단하고 곧바로 혈류를 막는 색전술 처치를 했지만, 출혈이 멈추지 않았고 이에 대한 수술을 할 수 있는 신경외과 의사가 없어 서울대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습니다.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서울아산병원의 부족한 응급 시스템 운용 실태로 인해 간호사가 사망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응급실 / 사진 = 연합뉴스


자신을 서울아산병원 동료 직원이라고 밝힌 B씨는 지난달 31일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세계 50위 안에 든다고 자랑하는 병원이 응급 수술 하나 못 해서 환자를 사망하게 했다"며 A씨의 사망에 문제를 제기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해당 글에는 "의사였으면 수술을 강행했을 것", "병원에서 간호사를 소모품으로 취급했다" 등 또 다른 직원들의 댓글들이 달렸습니다.

논란이 일자 병원 측은 "당시 뇌출혈 수술을 할 수 있는 신경외과 의사가 휴가 중이었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으로 서울대병원에 전원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병원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출혈을 막기 위한 색전술 등의 광범위한 처치가 적절히 시행됐지만, 이미 출혈 부위가 워낙 커진 상황이었다"며 "당시로서는 전원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지만, 이를 떠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응급시스템을 재점검해 직원과 환자 안전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병원 측의 해명에도 대한간호협회에서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등 '의료환경 문제'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이에 정부가 진상조사를 예고했습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최대 규모 상급종합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의 의료환경이 이 지경인데 정부 잔상조사가 필요하다'는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조사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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