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대 청소노동자 농성 해제…시급 400원 인상·샤워실 개선 등 합의
입력 2022-08-02 11:02  | 수정 2022-08-02 11:09
지난 13일 고려대학교에서 청소.주차.경비노동자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 사진=연합뉴스
주차 노동자들도 같은 내용으로 잠정 합의
연세대 노동자들도 학교측과 면담 예정

고려대학교 본관에서 임금 인상과 샤워실 설치 등을 학교 측에 요구하며 지난달 6일부터 농성을 벌여온 교내 청소·주차·경비 노동자들이 담당 용역업체와 관련 사안에 잠정 합의를 하고 22일 만에 농성을 해제했습니다.

오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노조)에 따르면 고려대 청소 노동자들은 지난달 28일 담당 용역업체와 시급 400원 인상, 샤워실·휴게실 개선 등을 잠정 합의했습니다.

이번 합의로 청소노동자들의 시급은 9,790원이 됐습니다. 샤워실 설치 및 휴게시설 개선 등의 내용은 업체 측이 고려대에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청소 노동자에 이어 주차 노동자들도 용역업체와 같은 내용으로 어제 잠정 합의했습니다.

고려대 청소·주차·경비노동자들의 요구. / 사진=연합뉴스

앞서 고려대분회는 지난 3월부터 시급 440원 인상과 휴게 공간 개선 등을 학교 측에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왔습니다. 고려대 청소·주차·경비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대책위원회는 "대학 본부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며 문제를 장기화하고 있다"고 학교 측을 비판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의 근본적인 문제는 대학이 노동자들을 '간접 고용' 형태로 용역 업체를 통해 하청을 맡기는 고용 형태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학은 용역 업체를 통해 학내 미화·경비 노동자들을 고용하는데, 용역 업체는 원청인 학교와 1~2년 단위로 재계약을 반복하는 상황입니다. 일부 노동자의 경우 '하청의 하청' 구조로 2차 하청업체 소속이기도 합니다.

결국 대학들은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요구에 임금 인상은 하청 업체 소관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용역 업체는 원청인 대학의 의지 부족 탓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지하 주차장에 마련된 고려대 청소미화원 휴게실. / 사진=연합뉴스

한편, 올해 4월부터 임금인상과 샤워실 설치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해온 연세대분회도 오늘 오후 학교 당국과 면담을 하기로 했습니다.

노조 측은 "숙명여대, 인덕대, 카이스트 등 13개 대학사업장 청소·경비·주차 노동자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집단교섭, 공동 투쟁을 시작했지만 8개월이 넘도록 4개 사업장만 합의가 된 상황"이라며 "원청인 대학 당국에 사용자책임을 묻는 투쟁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안유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bwjd55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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