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휘발유 가격이 4개월 만에 1800원대로 떨어졌다. 국제유가 내림세와 유류세 인하 정책이 겹친 데 따른 영향이다. 휘발윳값은 당분간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1700원대까지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리터)당 1897.27원이다. 지난 6월30일 2144.90원이었던 휘발윳값이 한 달여 만에 10% 넘게 떨어진 것이다.
휘발유 가격이 1800원대까지 내린 것은 지난 3월 9일(1892.40원)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ℓ당 경윳값 지난 5월 23일(1998.38원) 이후 2개월여 만에 1900원대로 떨어졌다.
휘발유·경유 가격은 이달 초부터 4주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내림세를 유지하고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을 30%에서 37%로 확대한 탓이다. 당초 정부는 유류세율 인하 폭이 7%p 커지면 ℓ당 휘발유 가격은 57원, 경유는 38원씩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기대치를 훌쩍 넘어섰다.
이날 전국 17개 지역 중 서울(1953원), 강원(1925원), 전남(1920원), 충남(1918원), 충북(1909원), 제주(1908원), 세종(1902원) 등 7곳은 여전히 휘발유 판매가격이 19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중 전국에서 휘발유 평균 가격이 제일 낮은 지역은 대구로 ℓ당 1839원이다. 대구 서구의 한 SK에너지 주유소에서는 ℓ당 휘발유를 1666원에 팔기도 했다.
경기 둔화 우려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 위축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표한 석유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으로 세계의 경제 성장세가 약화하며 석유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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