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빨리 뛰어내려라"…악플 시달리다 투신장면 생방송으로 송출한 10대
입력 2022-07-31 10:39  | 수정 2022-10-29 11:05
자폐증 앓았지만…자신 일상 공유하며 인플루언서로 활동
"공공임대주택 살며 도우미 써?"…악성댓글 거세지자 투신
유가족, 악성 댓글 게재한 누리꾼 상대로 소송 제기

지속적인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사이버 폭력)을 당하던 홍콩의 10대 소녀가 투신하는 영상을 SNS 라이브 방송으로 송출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홍콩 매체 더 스탠더드가 3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일 홍콩 틴수이와이 고층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올해 18세 소녀 루이 양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루이 양이 사건 당일 오후 5시쯤 주차장에서 순찰 중이던 경비원에게 싸늘한 시신 상태로 발견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루이 양은 평소 자폐증을 앓고 있었지만, 밝은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에 평소 웨이보나 빌리빌리 등의 SNS를 사용해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는 유명 인플루언서로 활동했습니다.


하지만, 소수의 누리꾼이 루이 양의 가정에 중국인 도우미가 고용된 것을 보고 고위층 자녀라는 소문을 퍼뜨리며 그를 '뚱보 공주'라고 부르며 조롱하고 외모와 성격, 가족을 향해 험담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누리꾼이 루이 양의 거주지가 공공임대주택 중 한 곳이라는 곳을 폭로한 이후부터 누리꾼들의 폭언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국민의 혈세가 도우미까지 고용할 수 있는 고위층에 사용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악성 댓글이 계속되자, 루이 양은 고통을 호소하며 폭언을 멈춰달라고 호소했고 빌리빌리에 접속해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조롱은 더욱 심해졌고, 결국 루이 양은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극단적인 시도를 하는 영상을 송출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중국 누리꾼은 "어서 뛰어내려라. 뚱보 공주", "죽지도 못 할 거면서 쇼한다"는 등의 악성 댓글을 이어갔습니다. 해당 댓글을 접한 루이 양은 결국 사건 당시 옥상 가장자리에 서 있던 도중 돌연 아파트 바닥으로 투신했습니다. 해당 투신 장면은 그대로 중국 전역으로 송출됐습니다.

유가족들은 이번 사건을 명백한 살인행위라고 주장하며, 루이 양의 SNS에 각종 악성 댓글을 게재한 누리꾼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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