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병X들" "그만 처먹어"…코로나19 격리 병사 폭언·폭행한 부사관들
입력 2022-07-20 13:49  | 수정 2022-10-18 14:05
군대 내 인권침해·갑질 (PG) / 사진=연합뉴스
가해자 분리 조치도 미흡…피해자 "전역 전까지 사과 한 마디 못 들어"
부대 "제보 접수 전 간부들의 부적절 언행 식별…추가 조사 중"


강원도의 한 육군 부대에서 부사관들이 코로나19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격리된 병사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이에 해당 부대는 제보가 접수되기 전에 해당 부사관들의 부적절한 언행을 파악해 징계 처분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어제(19일) 페이스북 커뮤니티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전역해도 군대를 기억하기 싫은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하나 제보됐습니다.

해당 글의 제보자 A 씨는 자신을 육군의 한 군단 예하부대에서 근무하고 지난 5월 전역했음을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3월 코로나19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격리됐는데 격리 전담 간부인 B·C 하사가 스스럼없이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며 "이들은 매일같이 병사들을 부를 때 ‘병X들 ‘X 같은 새끼들아 등 등의 욕설을 하루도 빠짐없이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그에 따르면 B 하사에게 식사나 우유를 더 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하면 ‘X나게 많이 처먹네 돼지 새X들, ‘그만 좀 처먹어라 X같은 새X들아, ‘이 새끼들은 그냥 배식판을 갖다 줘야돼 씨X 같은 욕설이 돌아왔습니다.



또한 함께 격리하고 있던 A 씨의 후임 병사가 우유를 더 달라고 다시 부탁하자 이번엔 C 하사가 베개로 후임을 폭행했다고 했습니다. 당시 B 하사는 이 광경을 보면서도 말리지 않고 웃으며 방관했다는 것이 A 씨의 주장입니다.

이뿐 아니라 A 씨는 자신과 여러 후임이 탁구를 치던 중에도 C 하사가 아무 이유 없이 일렬로 세우더니 탁구공을 계속 던져 폭행하는 일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함께 격리 중이던 다른 병사가 장난감총으로 위협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폭력에 A 씨는 "격리중이던 모두 동의해 국방부 콜센터(국방헬프콜·1303)에 신고했지만 1주일이 지나도록 달라지는 건 없었고, 그 둘은 계속해서 격리 전담 간부를 맡고 있었다"며 했습니다. 그는 이후 코로나19에 확진돼 격리시설로 옮겨갔고, 떠나온 부대에 소식을 물었지만 되돌아온 답변은 "아무 일도 없다"였습니다.

그는 격리가 끝나고 부대를 복귀하면 보복당할 것이 두려워 다시 군사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A 씨는 보복이 두려워 분리 조치를 요구했지만 전역할 때까지 B·C 하사에 대한 처벌과 분리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음을 전했습니다. 또한 B·C 하사와 부대 행사에서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거나 같은 근무지에 동일 시간에 배정하는 일도 있었다고 알렸습니다.

이에 A 씨는 앞선 사건들로 전역 후에도 정신적 고통을 겪어 병원 상담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전역 전날까지 두 사람에게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고, 분리조치 또한 받지 못했으며, 지금도 후임들에게 가끔 연락하면 아직 아무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 페이스북 커뮤니티 갈무리


이러한 A 씨의 제보에 해당 부대 측은 "제보 접수 전 초급 간부들의 부적절한 언행을 식별하고 군사경찰에서 조사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에 따라 법과 규정대로 징계처분 및 군검찰 추가 조사 등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장병 등과 소통을 강화하고 비슷한 사례를 거듭하지 않도록 간부교육을 강화하는 등 더 세밀한 지휘 관심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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