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최저임금 9급 가지고 뭘"…尹 지인 아들 대통령실 채용 논란에 권성동의 말
입력 2022-07-16 15:38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신요금 다양화와 소비자권익 증진' 긴급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 = 한주형 기자]

권성동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윤석열 대통령 지인 아들 대통령실 채용 논란에 대해 "높은 자리도 아니고 최저임금 받고 들어갔다"며 별거 아니라는 식의 반응에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윤 대통령 강원 지역 지인 2명의 아들이 각각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대통령실은 이들이 대선 캠프에서부터 일한 인물들이라 "대선승리에 공헌했다"며 채용 절차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냈다.
권성동 대행 역시 국회에서 '사적 채용' 관련 질의가 나오자 "내가 추천한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잘 안다. (역량이) 충분하다, 높은 자리도 아니고 행정요원 9급으로 들어갔는데 뭘 그걸 가지고, 최저임금 받고 들어갔는데"라며 당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대행의 지역구는 강원도 강릉이다.
권 대행은 "걔가 방학 때도, 대학 다닐 때도 우리 사무실에 와서 자원봉사를 했다. (대선 캠프에서) 선발대여서 후보가 어디 가면 (동행하면서) 추운데 고생했다"며 지인 아들 채용을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나중에 장제원한테 물어봤더니 대통령실에 안 넣었다 그래서 내가 좀 뭐라고 했다. 넣어주라고 압력을 가했더니 자리 없다고 그러다가 나중에 넣었다고 하더라"며 자신이 대통령실 채용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숨기지도 않았다.
심지어 "나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난 그래도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더라.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 한 10만원정도. 내가 미안하더라.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냐. 강릉 촌놈이"라며 고위직 채용을 못해줘 미안하다는 발언까지 했다.
권 대행 발언에 대해 "더 능력 있는 사람들은 채용 기회를 잃은 것 아니냐" "대선 이겼다고 한자리 주는 거 자체가 논공행상이고 문제" "정부여당의 전반적인 공사 구분 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등 여론의 비판이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권 대행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그 청년(우씨)은 제 지역구 사무실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했었다. 성실한 청년이었기 때문에 제가 대선 캠프 참여를 권유했다"며 "대선 캠프에서 역량을 인정받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대통령실에서 근무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개월 동안 밤낮으로 근무하며 대선 승리를 위해 노력한 청년이 정년보장도 없는 별정직 9급 행정요원이 됐다"며 "이를 두고 추측과 비약으로 정치공세를 퍼붓는 민주당이야말로 불공정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권 대행은 대학생 신분으로 청와대 1급 비서관으로 발탁돼 '불공정' 논란에 휩싸였던 박성민 전 청년비서관의 사례를 언급했다. 권 대행은 "오히려 민주당에 되묻고 싶다"며 "25살 청년을 청와대 1급 비서관으로 임명한 것은 공정한 채용이었느냐. 제대로 된 국정이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벼락출세한 청와대 1급 비서관보다 이 청년(우씨)이 대선 과정에서 흘린 땀과 노력, 시간이 절대 적지 않다"며 "낙하산 1급을 만든 민주당이 노력으로 성취한 9급을 감히 비판할 수 있느냐"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마찬가지로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강원 동해 출신의 이철규 의원도 권 대행의 SNS글에 댓글을 달아 "민주당은 한 젊은이가 흘린 땀의 가치를 폄훼했다"며 "그는 대선 캠프는 물론 인수위 시절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첨언했다.
이 의원은 "그런 그가 9급 공무원으로 임용된 것을 비난하는 행태를 보며 문재인 정권은 어떤 인연으로 25세 청년을 1급 비서관으로 채용하게 된 것인지 먼저 밝혀야 할 것"이라면서 "내로남불! 후안무치한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즉각 맹폭을 퍼붓고 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강원지역) 지기 2명의 아들이 나란히 대통령실에 근무하고 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라며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이 더 안전하겠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 부부는 즉각 사적으로 채용된 사람들을 모두 공개하고, 이들을 사퇴시키기 바란다"고도 촉구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출신 인사와 윤 대통령의 외가 6촌,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시 사저 앞에서 시위를 벌여온 극우 성향 유튜버 안정권씨의 누나, 윤 대통령의 강원 동해시 지인의 아들 등을 직원으로 채용한 것으로 밝혀져 사적 채용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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