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굶기고 가두고...KBS 일일극 선 넘은 아동학대 묘사 '뭇매'
입력 2022-07-06 17:52 
'황금가면'이 지나친 아동 학대 묘사로 비판을 샀다.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공영방송 KBS 일일드라마 ‘황금가면이 지나친 아동 학대 묘사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제작진은 해당 장면을 수정하고 앞으로 더욱 유의해서 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5일 방송된 KBS2 일일드라마 ‘황금가면(극본 김민주, 연출 어수선)에서는 서유라(연민지 분)가 남편 홍진우(이중문 분)와 전처 유수연(차예련 분) 사이에서 태어난 홍서준(정민준 분)을 괴롭히는 모습이 그려졌다.
서유라는 홍진우가 술주정하며 유수연의 이름을 부르자 질투심을 드러냈고, 다른 사람들이 모르게 서준을 괴롭혔다. 서준을 협박하며 옷장에 가뒀고, 홍서준은 다음날 유치원 차 앞에서 기절했다.
서유라는 아픈 서준에게 죽을 주며 배고프니?”라고 묻더니 넌 좀 굶어봐야 해. 아빠나 사람들이 물어보면 먹었다고 해”라며 죽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결국 쫄쫄 굶은 서준은 밤늦게 홀로 부엌 바닥에 앉아 반찬통에 있는 반찬을 손으로 허겁지겁 먹었고, 이를 가족들에게 들키자 바지에 실례를 하고 말았다. 서준은 서유라의 협박에 사실을 말하지도 못한다.

‘황금가면은 불륜으로 몰려 이혼당한 유수연이 복수를 다짐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드라마 스토리상 앞선 방송에서도 서유라가 서준을 학대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지난달 28일 방송에서는 서유라가 서준의 곰인형에서 친엄마의 사진이 담긴 목걸이를 발견하고, 서준에게 인형을 버리겠다며 윽박지르거나 몰아붙이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이렇다보니 ‘황금가면 시청자 게시판에는 반복되는 아동 학대 장면이 보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시청자들은 시청자소감 게시판에 아동 학대 장면이 도를 넘었다” 아동 학대 장면이 너무 빈번해서 보기 불편하다. 마음이 안 좋아서 채널을 돌리게 된다” 스토리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하나 반복되는 아이 학대 장면은 언제까지 나오나. 연기하는 아이도 걱정된다. 충분한 지도를 했겠지만 그래도 너무 걱정된다” 등의 글을 올리며 성토했다.
KBS 시청자권익센터 청원 게시판에도 ‘황금가면 아동 학대 장면을 제발 넣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청원 글이 2건이나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그렇지 않아도 사회적으로 아동 학대 사건이 이어지고 있는데 공영방송에서 저런 장면을 넣어야 하냐고 불편해 했다. 누리꾼들은 "안그래도 세상이 흉흉한데 드라마에서도 봐야 하나", "아무리 악인이 필요하다 해도 저런 아동학대는 보여주면 안된다", "현실은 더 무섭다지만 그래도 따라할까 무섭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황금가면 제작진은 6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지난 5일 방송된 일부 장면에 대한 시청자분들의 불편함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해당신은 재방송과 다시보기를 포함, 이후 제공되는 방송분에서 수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6일 방송되는 33회 이후로는 수연이 서준을 집으로 데려가고, 아이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그려나갈 예정이다. 앞으로 더욱 유의해서 제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아동학대 사건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아동학대 발생건수는 2015년 1만1715건에서 2020년 3만905건으로 늘었다. 2020년 학대로 사망한 아이는 모두 43명에 달했다.
또 지난달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시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20년 2626건, 2021년 4236건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4월까지 접수된 신고 건수는 1139건이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