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복면한 20대 파출소 안으로 화살총 쏘았는데…경찰 7명 20분간 '덜덜'
입력 2022-07-05 19:00  | 수정 2022-07-05 19:39
【 앵커멘트 】
새벽 시간 파출소에 복면한 20대 남성이 화살총을 쏘고 달아났습니다.
경찰관도 사람이라 놀랐겠죠.
그러나 10분 넘도록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건 문제입니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자칫 이 남성이 시민을 위협했다면 어땠을까요?
정치훈 기자입니다.


【 기자 】
한밤중 파출소 앞에 모자를 눌러쓰고 복면을 한 20대 한 모 씨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주변에서 한참 준비를 하더니 다짜고짜 파출소로 들어섭니다.

그런데 열리지 않는 문.


그러자 문틈 사이로 화살총을 넣어 한 발을 쏩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범행 직후 파출소에서 나온 한 씨는 공중전화 박스에서 짐을 챙겨 유유히 사라집니다."

한 씨가 쏜 화살촉은 경찰관 앞에 놓인 아크릴판을 관통해 책상에 꽂혔습니다.

놀란 경찰관은 웅크리며 몸을 숨겼고,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문제는 한 씨가 화살총 발사 후 주변을 10분 넘게 서성거렸지만, 파출소 문이 열리지 않았다는 겁니다.

파출소에는 경찰관 7명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아무도 밖으로 나와보거나 범인을 쫓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상황이 다 끝난 20분쯤 뒤에야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 인터뷰 : 해당 파출소장
- "(화살총) 소리가 너무 컸기 때문에 총소리로 직원들이 판단해서 바로 쫓아가지 못한 부분은 비난한다고 하면 달게 받겠습니다."

경찰은 형사들을 투입해 12시간 만에 5km 떨어진 집에서 한 씨를 붙잡았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진술에서) 은행을 털라고 하는데, 일반인 대상으로는 할 수 없고 그래서 파출소를 대상으로 연습을 한 번 했다."

경찰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한 씨를 구속하고 다른 범죄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당시 파출소에서 근무 중이던 순찰팀장을 현장 부실대응 혐의로 대기발령하고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화면제공 : 시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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