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실확인] 촉법소년 흉악 범죄 최근 늘었다?
입력 2022-07-05 19:00  | 수정 2022-07-05 20:12
【 앵커멘트 】
14살 미만의 학생은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는 이른바 촉법소년입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촉법소년의 범죄가 점점 흉포화된다며 나이를 내리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이런 범죄가 많이 늘었을까요?
홍지호 기자가 최근 10년간의 통계를 분석해봤습니다.


【 기자 】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청소년들을 '촉법소년'이라고 부릅니다.

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지르면 처벌 대신 보호관찰을 받거나 최대 2년까지 소년원에 수감되는 보호처분을 받습니다.

최근 촉법소년들의 범죄가 늘고, 흉악해지고 있어서 14세 미만이라는 촉법소년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죠.

법무부 역시 나이 하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들의 범죄가 늘어났을까요?

경찰 조사를 거쳐 법원으로 넘겨진 촉법소년들을 보면,

2012년엔 13,000명 정도고 2016년까지 감소세를 보이다 2017년부터 다시 늘어 지난해에는 1만 명을 넘겼습니다.


범죄 자체가 10년 전보다 늘지는 않은 겁니다.

흉악 범죄로 범위를 좁혀 봐도 비슷한 결론이 나옵니다.

살인은 2020년, 강간과 추행은 2018년, 강도와 폭력범은 2012년이 가장 많았습니다.

비교적 무거운 범죄를 저질러 소년원에 들어간 소년들도 증가 추세를 보이진 않았는데요.

지난 5년 사이 2019년이 59명으로 가장 많았고, 지난해는 27명으로 가장 적었습니다.

법원이 혐의를 인정해 보호처분을 내린 촉법소년들의 기록도 살펴봤습니다.

10년 전인 2012년에 5,000명이 넘는 소년들이 처분을 받아 가장 많았고 이후 3,000명대 정도를 유지하다 지난해에 4,000명을 다시 넘겼습니다.

이런 통계들을 종합해보면 촉법소년들의 흉악 범죄가 최근 들어 급증했다는 주장은 대체로 사실이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법무부 역시 촉법소년 나이 하향에 대한 검토는 범죄 예방 효과나 국민들의 법 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지, 범죄가 늘어났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사실확인 홍지호입니다. [jihohong10@mbn.co.kr]

영상편집 : 한남선
취재지원 : 문승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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