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끊임없는 미성년자 성범죄 '비상등'…12세 이하 피해자 6277명
입력 2022-06-30 10:42  | 수정 2022-06-30 14:50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피해자 연령도 낮아지면서 최근 5년간 성폭력 피해를 입은 12세 이하 아동이 6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수령한 '최근 5년간 미성년자 성폭력 피해자 현황'에 따르면 2017~2021년 사이 12세 이하 성폭력 피해자가 6277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7년 1261명→2018년 1277명→2019년 1374명으로 증가했다. 이후 2020년 1155명으로 줄었지만, 2021년 1210명으로 다시 늘었다. 유형별로 분류하면 '강간·강제추행' 피해자가 5707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통신매체 이용 음란'(387명), '카메라 등 이용 촬영'(169명), '성적 목적 공공장소 침입'(14명) 등이 이었다.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들은 극심한 신체·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사 진행과 법정 출두도 쉽지 않다. 미성년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법무부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내놨다.

개정안은 수사 과정에서 미성년 또는 장애인 등 심신이 미약한 성폭력 범죄 피해자의 진술을 녹화한 영상물을 영상 녹화했을 때, 원칙적으로 공판 전 증인신문을 위한 증거보전절차를 통해 피의자 반대신문권을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피해자가 사망·질병·공포·기억소실 등 사유로 법정 진술이 불가능할 시 영상물을 법정 증거로 쓸 수 있는 것이다.
증거보전절차 진행 과정에서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증인신문 방식·장소 등에 관해 피해자 특성을 고려한 특례도 신설됐다. 법정이나 수사기관이 아닌 아동 친화적 공간에서 전문 조사관이 피해자 신문을 중개하고, 피해 진술이 비디오 등 영상 중계 장치로 법정에 전달되도록 해 피해자가 피고인을 대면하거나 공격적인 분위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돕는다. 추가로 필요한 신문이 있다면 실시간으로 요청할 수 있어 피의자의 반대신문권도 보장되도록 한다는 것이 법무부의 설명이다.
아울러 국제아동인권규범을 반영해 미성년 등 피해자가 형사절차에서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동일인 조사 원칙, 절차 지연 방지, 아동 친화적 장소 조사 원칙, 피고인 접촉 대면 방지 등의 보호 조치도 강화하도록 규정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국회 논의를 거쳐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개정안에 따른 증거보전절차가 원활히 시행되도록 인적·물적 여건 마련을 위한 유관기관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가 법정에 출두해 자신의 고통스러운 피해 경험을 반복적으로 진술하고 2차 피해를 받고 있다"며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의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증인신문을 할 때 신문 내용을 사전에 제출하고 성적 수치심을 주는 내용의 신문을 제한하는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