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19 '여름 재유행' 현실로?..."올 여름, 재유행 도화선 시기"
입력 2022-06-26 11:04  | 수정 2022-06-26 11:12
사진=연합뉴스
신종 변이 확산, 휴가철 이동량 증가, 면역 감소 등이 재유행 요인으로 지목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 국내에서도 '여름 재유행' 가능성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26일)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포르투갈은 4월 말 800명대로 감소했던 코로나19 확진자가 5월 중순에는 2000명대로 급증했고 지난 23일에는 1400명대를 기록했습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을 비롯한 다른 유럽 국가들도 이달 초를 기점으로 확진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외신은 BA.4, BA.5 등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 확산과 함께 여름 휴가철 이동량이 늘어나면서 유럽 국가에서 재유행이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까지 유행 감소세를 유지 중인 우리나라도 재유행에서 안전한 상태는 아닙니다. 최근 주간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9697명(6월4∼10일)→7717명(6월11∼17일)→7062명(6월18∼24일) 등으로 감소 폭이 작아졌습니다. 24일 신규 확진자는 7227명으로 1주 전(17일 7195명)보다 오히려 32명 증가한 모습입니다.


정부는 "최근 감소세가 둔화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당분간 소폭의 증감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감소세 둔화로 다음다음 주 정도에 최저점에 도달한 후 확진자 수가 조금씩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유럽과 마찬가지로 BA.2.12.1, BA.4, BA.5 등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가 유입된 상황에서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 재유행 위험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지난 22일 중대본 회의에서 "방역당국은 올해 여름은 코로나 재유행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는 작년에도 여름철 대규모 코로나19 유행을 겪은 바 있습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촉발된 이른바 코로나19 4차 유행입니다. 지난해 7월 6일 746명이던 신규 확진자가 7일 1211명으로 급증하면서 4차 유행이 시작했습니다. 일일 확진자 수는 9월 3000명대까지 올라간 뒤 1000∼2000명대로 감소했지만,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행하면서 12월에는 7000명대로 다시 늘어난 바 있습니다.

휴가철에 이동량이 늘어난 것도 4차 유행의 요인으로 꼽힙니다. 작년 7월 서울에 위치한 한 백화점과 강원도의 한 리조트 등 많은 인원이 밀집한 다중이용시설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습니다.

다만 올여름 상황은 작년과는 다릅니다. 지난해에는 대규모 면역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로 코로나19가 지속해서 확산하는 상황 속 큰 규모의 유행이 일어났다면, 올해는 높은 수준의 면역이 형성되었다가 점차 그 수준이 낮아지면서 유행이 재발하는 것입니다. 지난 1월 말 시작한 오미크론 대유행은 3월 중순 정점을 지나면서 최대 하루 60만명대 확진자를 발생시키고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높은 백신 접종률과 자연 감염력으로 국민이 높은 면역력을 갖췄습니다. 면역 지속 기간은 3∼6개월로 추정되는데, 백신 접종과 감염 후 시간이 흐르면서 면역력은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요인이 재유행을 지연시키거나 재유행의 규모를 줄이는 역할을 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에 있었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대부분 사라진 것은 부정적인 요인입니다. 지난해에는 영업시간, 사적모임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규제가 작용했지만, 올해는 지난 4월 18일부터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돼 강제적인 방역 조치도 없습니다.

세부 계통 변이는 여름철 유행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유럽과 다르게 국내에서는 세부계통 변이가 늘어나고 있지만, 유행을 주도할 만큼 위협적인 수준으로 번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국내 세부계통 변이 검출 건수는 지난 21일 발표 기준으로 누적 295건(BA.2.12.1 196건·BA.4 26건·BA.5 73건)입니다.

정 교수는 "지금은 면역 수준이 높은 상태여서 우세종이 두드러지기 어렵다"며 "전파력이 큰 변이가 나오거나 세부계통 변이 검출 규모가 더 커지면 재확산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규모와 정점 시기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올여름 유행은 작년보다 규모가 훨씬 더 크고, 재감염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오미크론 유행 때의 확진자 수와 비교했을 때, 이보다 올여름 재유행 규모가 더 클 가능성은 작습니다. 중증화율도 오미크론 유행 때보다는 작겠지만, 확진자 수 증가에 따라 위중증·사망자 수는 지금보다 크게 증가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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