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가 너무 떨어졌네…장부가도 안되는 상장사 853개
입력 2022-06-20 17:42 
국내 상장사 10곳 중 4곳은 주가가 장부가치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심리가 악화일로인 가운데 장부가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종목이 급증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국내 상장사(코스피·코스닥)는 853개로 집계됐다. 작년 말(632개)과 비교해 반년 새 35%가량 증가했다. 코로나19 충격이 주식시장을 휩쓸고 간 2020년 3월 1300개에 달했던 PBR 1배 미만 상장사는 증시 호황기를 지나며 절반으로 줄었지만 올 들어 재차 급증하고 있다.
PBR는 주당순자산(BPS) 대비 주가를 나타내는 평가지표로, 이 비율이 1배를 밑돌면 현재 주가가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장부가로 팔고 청산했을 때 가치보다 낮다는 의미다. 코스피·코스닥에 상장된 국내 기업(2271개) 가운데 40%가량은 주가가 장부가 기준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코스피가 올 들어 18% 넘게 하락하는 동안 대형주 목록에서도 PBR가 1배 아래로 떨어진 종목이 여럿 나왔다. 작년 말 1.6배 수준이던 LG전자의 PBR는 17일 기준 0.97배로 하락했다. CJ제일제당(1.2배→0.95배), 금호석유(1.77배→0.83배), 메리츠금융지주(1.76배→0.93배) 등도 주가가 장부가치 밑으로 내렸다.

주가가 장부상 가치보다도 낮게 형성됐다는 뜻인 만큼 PBR 1배는 주식이 저평가 영역에 있다고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청산가치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종목이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실제 코스피의 PBR는 지난 17일 기준 0.96배로 저평가 국면이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각각 미·중 무역분쟁 여파와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주식시장이 얼어붙었던 2018년 10월과 2008년 10월 말 코스피의 PBR는 0.88배, 0.81배로 하락한 바 있다. 코로나19 위기가 증시를 덮친 2020년 3월에는 0.64배까지 내렸다.
[강민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