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LG OLED 기술유출 혐의' 삼성 직원들 7년 만에 무죄 확정
입력 2022-06-16 10:39  | 수정 2022-06-16 13:33
대법원 외경 / 사진=연합뉴스
LG 협력사서 자료 넘겨받아…1심 유죄→2·3심 "영업비밀 아냐" 무죄

LG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협력업체 사장과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의 무죄가 기소 7년 만에 확정됐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16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 혐의를 받은 A씨 등에 대한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전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LG디스플레이 협력업체 사장 A씨는 2010년 3∼4차례에 걸쳐 삼성디스플레이 직원 B씨 등에게 LG의 OLED 기술인 '페이스실'(Face Seal) 관련 자료를 넘긴 혐의로 2015년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B씨 등 삼성 직원들은 A씨를 통해 LG의 영업비밀을 빼낸 혐의로 함께 기소됐습니다.

페이스실은 OLED 소자의 공기 접촉을 막아 디스플레이 수명을 늘리는 기술입니다.


법정에서 A씨와 삼성 직원들은 "LG 측 협력업체가 보유한 기술을 구매할지 검토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받고 관련 자료를 건네받은 것이고, 대외적으로 이뤄진 프레젠테이션이어서 기밀로 볼 수 없으며 구매 계약을 맺지 않아 경제적 이득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1심과 2심의 판단은 엇갈렸습니다. 1심은 유출된 자료 가운데 일부가 비공지성과 경제적 가치를 띠고 있고 기밀로 관리됐던 점에 비춰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놨습니다. A씨와 삼성 직원들에게는 징역 4∼6개월에 집행유예 1∼2년이 선고됐습니다.

반면 2심은 무죄로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문제가 된 '페이스실 주요기술자료'(A씨 작성) 내용을 보면 수년 전부터 업계에 이미 알려진 기술이 포함되는 등 비공지성이나 경제적 유용성, 비밀관리성을 충족한 LG디스플레이의 영업비밀이 포함됐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페이스실 주요기술 자료'는 A씨 회사 홍보자료로서 LGD가 영업비밀 원천자료라고 주장하는 자료와 비교하여 구체적인 내용이 생략된 정도로만 기재돼 있다는 점, A씨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 정보가 LG디스플레이와 일부 공동 개발한 기술 정보와 혼재돼 있어 명확히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점 등도 참작됐습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만들어 건넨 자료가 LG디스플레이의 기술 정보를 정확히 표현하고 있지 않고, 자료 속 내용을 LG 측이 영업비밀로 관리해왔다고 볼 수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2심 판단에 법리 오해 등 문제가 없다고 봤습니다.

[ 서영수 기자 engmath@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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