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남도마실] "숲에서 놀고 바다도 즐겨요"…가족과 함께하는 '보성 여행'
입력 2022-06-14 15:14  | 수정 2022-06-14 17:01
대한다원에서 바라본 보성 녹차밭 / 사진=정치훈 기자
- 아이들 위한 놀이시설 가득한 '제암산자연휴양림'
- 율포 바라보며 녹차해수탕 즐기며 건강챙기기
많은 사람들이 마시는 녹차, 녹차 하면 어디가 떠오르십니까.

바로 전남 보성입니다.

보성에 있는 푸르름 가득한 녹차밭은 사계절 어느 때 봐도 눈을 즐겁게 합니다.

싱그러운 봄, 녹찻잎 수확이 끝나면 잎사귀마다 초록색이 진해지며 눈을 시원하게 합니다.

그냥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습니다. 물멍, 불멍, 바다멍에 녹차멍도 더해야 할 것 같습니다.

눈으로만 즐기기 아쉽다면 요즘에는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넉넉합니다.

주변에 한국차박물관과 봇재, 다향아트밸리에서 차를 덖어보고, 녹차 쿠키 등 체험도 해보고 이웃 동네 장흥삼합에 버금가는 '보성 녹돈삼합'도 즐길 수 있습니다.
보성아트밸리 체험장 / 사진제공=보성군청

녹차 발효 사료를 먹여 키운 녹돈은 질좋은 돼지고기로 소문이 나 있습니다. 여기에 회천에서 나온 감자, 그리고 파김치를 얹어 먹는 조합입니다.

녹돈의 쫀득함에 감자의 탄수화물 맛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다가 적당히 익은 파김치가 화룡점정을 찍습니다. 감자는 보성에서 수확한 건데, 퍼슬거리지 않고 찰진 식감이 일품입니다. 옆 동네 버섯과 한우, 키조개 조합인 '장흥삼합'이 부럽지 않습니다.
보성 다향아트밸리에서 맛보는 보성삼합 / 사진제공=보성군청11

회천 감자 말이 나온 김에 녹차밭에서 제법 어지러운 고갯길을 따라 율포 쪽으로 내려가 봅니다.

서늘한 녹차밭과 달리 산 아래 바닷가인 회천은 벌써 여름 분위기가 완연합니다.

이곳의 해풍 맞은 하지 감자가 유명한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곘습니다. 해마다 1만5천 톤이 넘는 감자가 순식간에 전국으로 팔려갈 정도입니다.

사실 예전 보성하면 녹차밭 정도만 보고 지나가는 게 다였는데, 하룻밤 정도 묵어갈 이유가 생겼습니다.


회천 앞바다에는 전남에서 입소문 난 율포해수욕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해안가를 따라 자리잡은 방풍림 사이는 전국에서 모여드는 캠핑족들이 손꼽는 명당 중의 명당입니다.

최근 바닷가에 해양복합센터 건립 등 해수욕장 전체 분위기가 바뀌는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그래도 해변 사이를 걷노라면 호젓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보성 율포해수욕장 전경 / 사진제공=보성군청

2018년 문을 열었지만 코로나19로 존재감이 없었던 '율포해수녹차센터'도 바로 옆에 있는데 최근 이용객이 늘고 있습니다.

바로 노천탕을 즐기며 율포를 바라볼 수 있는 뷰 때문입니다.

멀리 바다 너머 고흥반도 끝자락에 피어나는 아지랑이를 보고 있노라면, 해외 여행 부럽지 않습니다. 지하 120m에서 끌어올린 암반 해수와 녹찻잎을 우려낸 녹차탕이 건강까지 책임져 줍니다.
율포녹차해수탕 전경 / 사진제공=보성군청

율포녹차해수탕 야외노천탕 / 사진제공=보성군청

다시 차를 돌려 산 쪽으로 갑니다.

남해안에 위치한 보성은 읍내가 의외로 고지대로 율포에서 웅치로 향하면 제법 첩첩산중으로 이어지고, 고원 분지가 나타납니다.

멀리 바위가 멋있는 산은 '임금의 바위'라 불리는 제암산입니다. 그 너머는 장흥입니다.

그 산자락에 제암산 자연휴양림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곳은 다른 휴양림과 달리 놀거리가 풍성합니다.

듬성듬성 통나무집이 자라집은 가운데 운동장 한켠에 곰 한마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웅치라는 이름에서 곰이 등장한 모양인데, 과거 곰이 살았을 법한 산 기세도 느껴집니다.

곰의 배에서 썰매를 타고 출발해 300m 가량을 공중 레일을 따라 내려가는 '곰썰매'입니다. 속도가 빠르지 않아 어린 아이도 부모님과 타면서 호수 전망을 볼 수 있습니다.
제암산자연휴양림에 위치한 곰썰매 / 사진제공=보성군청

제암산자연휴양림에 위치한 곰썰매 / 사진제공=보성군청

어드벤처와 짚라인 시설도 있어서 군대를 다녀온 사람은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모든 시설은 인기가 좋아서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눈으로만 봐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유모차나 휠체어를 타고도 충분히 산림욕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무장애데크길도 일품입니다.

다음에 보성을 방문해 녹차밭만 보고 간다면, 유럽 여행에서 파리를 들러 에펠탑만 보고 가는 우를 범하는 일입니다.

보성에 숨겨진 명소를 찾아 여행 떠나보면 어떨까요? 바다와 숲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보성은 가족 여행지로 안성맞춤입니다.

[정치훈 기자 pressjeo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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