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난감하네"…화물연대 이어 철콘협회 조업중단 예고에 건설현장 비상
입력 2022-06-14 15:56 
철근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철근콘크리트 업계에서도 내달 중 셧다운(작업 중단)을 예고하면서 건설현장에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4일 철근콘크리트연합회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지부가 지난 8일 서울 대방동 전문건설회관에서 열린 대표자 회의에서 하도급대금 증액 요청에 비협조적인 시공사들의 현장 공사를 다음달 11일부터 전면 중단하기로 지난 13일 각 시공사에 공문을 발송했다.
서경인 연합회는 이번 셧다운 대상으로 총 83개 시공사의 406개 현장을 포함시킬 계획이다. 당초 지난달 대표자 회의에서 셧다운을 예고했던 75개사, 205개 현장보다 더 늘어난 숫자다. 협회측은 지난해 11월부터 자재비 및 인건비 인상에 따라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는 공문을 3차례 보냈지만, 아직도 공사비 증액에 대해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업체들이 많다는 입장이다. 업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초까지 t당 71만5000원이던 철근 가격은 이달 유통사 공급가 기준 117만7000으로 65% 뛰었다.
앞서 앞서 전국 철콘업계는 지난 3월 전국 건설현장을 멈춰 세웠다. 4월 말에는 호남·제주지역 업체들이 맡고 있던 전 현장의 공사를 중단했고, 지난달 6~7일에는 부산·울산·경남지역 철근콘크리트 하도급 업체들이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며 셧다운을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전국 철콘연합회 중 가장 많은 회원사가 등록돼 있는 수도권은 공사 중단에 따른 철콘업계가 입을 손실도 큰 만큼 전 현장 대신 공사비 증액에 비협조적인 현장을 위주로 작업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현장 "공사 중단 초읽기"

10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레미콘 공장에 레미콘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사진 출처 = 연합뉴스]
화물연대 파업으로 전국의 건설현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주 후반부터 레미콘 타설이 중단된 곳들이 속출하면서 골조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의 경우 공사 중단 위기에 처했다.
건설업계는 레미콘 타설 대신 최대한 마감이나 후속 공정 준비 등 대체 공정으로 돌려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지만 초기 골조 공사 단계의 현장들은 대체 작업조차 할 것이 없어 '셧다운'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일부 현장에선 철근과 수입 마감재 등 일반 건설자재 수급도 끊겼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철근·시멘트·레미콘 등 자잿값이 전방위적으로 급등한 가운데 공사 차질이 예상되면서 건설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장마철을 앞두고 레미콘 타설을 서둘러야 하는 시기에 파업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여 우려가 크다"며 "매년 노조 파업이나 장마·태풍 등 기후변화 등을 사전에 공기(공사기간)에 반영해놓긴 하지만 파업이 길어질수록 공기를 맞추기 어려워 입주 지연 등의 피해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 역시 "파업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레미콘·시멘트 등 주요 공급사 대상으로 파업 종료후 물량을 먼저 배정받기 위해 협의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을 찾고 있다"며 "후행 공정으로 대체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전체 건설 현장의 피해가 막대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간공사는 물론, 공공아파트 건설 현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설하는 신혼희망타운 등 공공택지와 공공아파트·공공임대 아파트 현장도 현재 레미콘 타설이 중단된 곳이 늘면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LH에 따르면 경기 화성 동탄, 의정부 고산 등 전국 400여개 공동주택 건설 현장 등에서 지난주에 일부 레미콘 타설이 중단됐으며, 현재는 대다수 현장으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현장별로 대체 공정을 투입하고 있지만, 다른 자재 수급 상황도 좋지 않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서민 주택 건설이 중단되지 않기 위해 대책 마련을 지시한 상태지만 파업 장기화 시엔 속수무책이어서 공사 중단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시멘트를 실어나르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의 운행이 중단되면서 시멘트 출하도 일주일째 스톱된 상태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의왕·수색 등 수도권 주요 유통기지와 전국 시멘트 생산공장의 시멘트 출하 중단이 이날도 계속 이어지고 있고, 출하량도 평소 대비 5∼10% 정도로 떨어졌다.
시멘트 수급이 막히면서 수도권 레미콘 공급의 다수를 책임지고 있는 유진기업과 삼표산업은 각각 20개, 17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전국 레미콘 공장에서 하루 평균 62만여㎥가 출하되는데 파업으로 출하가 중단되면서 하루 평균 50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