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체질 바꾼 LG화학...그룹내 영업이익 선두 굳힌다
입력 2022-06-07 17:28  | 수정 2022-06-07 21:02
LG화학이 그룹 내 '1등 계열사' 자리를 굳히고 있다. 어려운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속에서도 핵심 사업부의 체질 개선에 성공하며 올해 2분기에 그룹 내에서 가장 돈을 잘 버는 회사에 등극할 전망이다. LG화학은 지난 1분기에 LG전자에 이어 그룹 내 영업이익 2위를 차지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 주가는 최근 한 달간 7.34% 오르며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선방했다. LG생활건강(-17.16%), LG전자(-12.12%), LG헬로비전(-5.26%) 등 같은 기간 주가가 부진했던 계열사들과 대비된다.
LG화학은 전통적으로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LG전자와 그룹 내 영업이익 1등 자리를 놓고 오랜 시간 엎치락뒤치락했다. 2019~2020년엔 LG전자의 이익 기여도가 가장 높았지만 지난해에는 LG화학(5조255억원)의 영업이익이 LG전자(3조8638억원)를 크게 앞질렀다. 올해 1분기에는 LG전자가 특허권 관련 일회성 이익에 힘입어 1위를 탈환했지만 증권사 컨센서스(추정치) 기준 2분기 영업이익에서는 LG화학(9286억원)이 LG전자(8530억원)를 앞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이 당분간 LG그룹 내 이익 기여도 1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 이후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자동차 전장 사업이 반도체 공급난 지속으로 고전하고 있는 데다 생활가전 사업도 물류비 증가 등에 발목이 잡혀 있는 반면 LG화학은 체질 개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소재 등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한 덕에 유가 급등, 석유화학 제품 수요 둔화라는 '이중고'에도 선방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성장동력인 첨단소재 부문의 선전이 돋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G화학의 첨단소재 부문 매출액은 1조5680억원으로 직전 분기(1조1760억원) 대비 33% 늘었다. 전년 동기(1조1650억원)와 비교해도 35% 급증했다. 특히 양극재와 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가 성장을 이끌었다. LG화학의 첨단소재 사업 매출액에서 전지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43%로 직전 분기(31%)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 등 프리미엄 제품의 출하가 확대됐다"며 "LG에너지솔루션 외에도 중국 중소형 업체 등 고객사 대상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화학 업종 내에서도 LG화학의 경영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화학 업황이 '최악의 국면'을 지나는 와중에도 고부가가치 제품을 내세워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8.8%로, 경쟁사인 롯데케미칼(1.5%) 대비 월등했다.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10.4%로 더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화학업계의 생산은 나프타, 나프타를 분해해 만드는 에틸렌, 에틸렌이 원료인 합성수지 순으로 이뤄지는데 다운스트림 제품일수록 수익성이 높다"며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POE), 고흡수성수지(SAP) 등 다변화된 제품군이 LG화학의 강점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국내 경쟁 NCC(나프타분해설비) 대비 차별화된 이익 규모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며 "제품 믹스 개선에 따른 이익 창출 능력에 힘입어 경쟁사들과 격차를 더욱 벌릴 것"이라고 밝혔다.
[강민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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