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진석 '자기 정치' 비판 받아친 이준석…페북에 정진석-우크라 의원 사진 공유
입력 2022-06-06 14:54  | 수정 2022-09-04 15:05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정진석 국회부의장(국민의힘 5선 의원) / 사진 = 연합뉴스, SNS
정진석 "주변에서 이준석 우크라행 '뜬금없다' 말 나와"
이준석 "어차피 기차는 갑니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5선의 정진석 의원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공개 비판했습니다. 우크라이나행이 부적절하다는 것입니다. 당 내 혁신 드라이브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날렸습니다.

6일 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국정안정 뒷받침 고민이 최우선 과제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글에서 정 의원은 "주변분들이 제게 조심스럽게 묻는다. '이준석 대표가 우크라이나에는 도대체 왜 간 겁니까? 좀 뜬금없지 않습니까?'"라고 밝혔습니다.

저간의 사정을 알아보니 정부와 청와대 외교안보 핵심 관계자들은 집권당 대표의 우크라이나행에 대부분 난색이었다면서 "하는 수없이 외교부가 우크라이나 여당 대표의 초청장을 받아준 모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정부가 내심 탐탁지 않아하는 외교분야 일이라면 적어도 여당 정치인은 그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며 "이준석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자기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가정을 근거로 했으나 집권 여당의 대표가 자기 이익 때문에 민감한 외교안보 현안에 악영향을 줬다는 비판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다만 "전쟁으로 빚어진 인도적 참상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그렇더라도 어느 일방의 편을 들기는 곤란하다.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러시아의 협조가 우리에게는 여전히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자칫 이 대표의 행보가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로 해석됩니다.

이 대표는 "어차피 기차는 갑니다"라고 응수했습니다. 이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4월 30일 정 의원이 올린 페이스북 게시글을 공유했습니다.

해당 글은 안드리이 니콜라엔꼬 우크라이나 국회의원과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정 의원의 국회 사무실을 찾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는 내용입니다. 해당 글에서 정 의원은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지켜보고 있다. 우리 국회도 우크라이나가 평화를 되찾을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정 의원의 글을 공유하면서 "국회부의장님과 함께 저도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평화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응원한다"며 "우크라이나에서 저희 일정 내내 '안드레이 니꼴라엔꼬' 국회의원이 함께 해주고 계시다"고 적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각자의 위치에서 꾸준히 노력했으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약 한 달 전에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던 정 의원이 자신의 우크라이나행을 비판한데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정 의원은 또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행뿐 아니라 2024년 총선을 겨냥한 '혁신 행보'에 대해서도 "당의 내실을 다져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일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며 비판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윤석열 정부에 보탬이 되는 여당의 역할을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차분하게 우리 당의 현재와 미래를 토론하는 연찬회부터 개최하는 게 순서"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자신이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당의 취약점과 치부를 가까이서 들여다 봤다면서 "그 와중에 이준석 당 대표가 제대로 중심을 잡았느냐? 지도부 측근에게 '당협 쇼핑'을 허락하면서 공천 혁신 운운은 이율배반적이지 않느냐 묻는 이들이 많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 대표를 탓하자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개혁과 혁신은 진실한 자기 반성을 토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이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경기 성남 분당을 당협위원장으로 내정되자 당 내에서는 '당협 쇼핑'이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습니다.

재선 지역구를 떠나 서울 서초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경선에서 조은희 의원에게 패하고 다시 지역구를 바꿨다는 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기도를 떠나 인천 계양을에 출마했던 것과 뭐가 다르냐는 것입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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