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 명 살고 다 죽었다"…'이재명 책임론' 폭발
입력 2022-06-02 11:25  | 수정 2022-06-02 13:15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소감을 밝힌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재명 효과 없었다" 쓴소리도

제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사실상 '참패'하며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인 이재명 인천 계양을 당선인에 대한 책임론이 분출하는 모양새입니다. 이 위원장만 살았고, 그 외에는 다 죽었다는 발언까지 나왔습니다.

6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이번 6·1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한 명 살고 다 죽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인천 계양을 보궐 선거에서 경쟁자인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지만, 전국 광역단체장 17곳 중 민주당은 5곳 확보에 그치는 등 선거 결과 전체를 놓고 봤을 땐 민주당의 '참패'로 읽히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만 살고 민주당은 죽었다는 평가가 나온 겁니다.

1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 종합상황실이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등이 자리를 비워 썰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이 전 부의장 뿐만 아니라 민주당 곳곳에서 이 위원장을 향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친구. 상처 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는 "이 위원장은 본인의 당선을 최선의 가치로 여기고 계양으로 '도망'갔다. 강성 지지자의 요구대로 비대위는 서울에서 송영길 후보는 경선을, 이재명 후보는 단수 전략공천을 결정했다. 계양을에 준비하던 후보가 있었음에도 왜 이재명 후보가 경선없이 단수 전략공천되었는가. 설명은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의원은 또 "새롭게 등장한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혁신과 쇄신의 목소리를 통해 민주당의 변화를 국민들에게 보여주었지만 공천과정에서 송영길 후보의 서울시장 경선, 전 정권 부동산문제 책임자의 공천 등에서 전후가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신뢰의 정점에 이르지 못했다"며 "이준석의 광주행 등 기존 국힘 정치가 닿지 못할 정치영역을 적극적으로 파고 든 모습에 비하면, 사실상 파격적인 행보를 걷지는 못하면서 청년정치의 ‘말뿐인 한계를 보여 주었다"고 박지현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의 효과를 비교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보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박용진 의원은 "회초리가 아니라 야구 방망이로 맞았다"고 지방선거 결과를 비유했습니다.

박 의원은 '이재명 효과'를 언급하며 "기대했던 건 얻지 못했다"면서 "이미 (지난해) 4·7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께서 회초리를 내리신 거고, 민주당이 이래서는 안 된다고 하셨는데 변화와 혁신 없이 계속 갔다"고 자성했습니다.

이어 "대통령 선거에서도 국민들의 심판을 받았는데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했다, 이러면서 국민들의 질책과 평가를 회피했다"며 "이재명 상임고문이 민주당 혁신의 주체인지 아니면 오히려 쇄신의 대상인지 냉철하게 판단을 해야 될 것이다. 당대표로 나오시는 거보다는 한 걸음 좀 물러서서 전체 판에 대한 일정한 조율 정도 그리고 숙고의 시간을 갖는 게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조응천 의원도 "계양에 발목 잡힌데다가 오히려 비대위원 전체가 다 모여서 거기서 지원유세 하는 그런 형국까지 몰렸지 않나. 참 모양이 안 좋게 됐다. 상처 뿐인 영광이다"라고 일갈했습니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당 내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통령 선거를 지고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방선거를 치르다 또 패배했다"며 "(대선 패배)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 출발부터 그랬으니, 그 다음 일이 제대로 뒤따를 리 없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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