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반정부 시위 격화…피로 물든 테헤란
입력 2009-12-28 08:58  | 수정 2009-12-28 11:55
【 앵커멘트 】
이란 당국과 반정부 시위대의 충돌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습니다.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해 시위대 5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조익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이슬람 축제일이 피로 물들었습니다.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최대 명절 '아슈라'.

아슈라를 맞아 예배에 참석한 개혁파 지지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테헤란 거리는 '독재자에게 죽음을 달라'는 반정부 구호로 가득 찼습니다.


곳곳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고,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시위가 거세지자 이란 정부는 강경 진압에 나섰습니다.

이란 관영 통신은 이 과정에서 5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습니다.

사망자 가운데 야당 지도자인 무사비 전 총리의 조카가 포함됐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이란 개혁파들은 경찰이 시위대를 겨냥해 총탄을 발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란 정부는 총기를 사용한 적이 없다며 이를 부인했습니다.

미국과 프랑스는 이란이 시민들의 보편적 권리를 강제로 진압했다며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이란 정부는 지난 6월 대선 이후,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지면서 민심을 잃었습니다.

당시 시위 과정에서 여대생 네다 솔탄이 총에 맞아 숨지기도 했습니다.

한동안 침묵하던 이란 시민을 깨운 것은 개혁파 성직자 몬타제리의 죽음.

지난 19일 몬타제리 장례식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에 불이 붙었습니다.

시위대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을 넘어 신성불가침으로 여겨졌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사진마저 불태웠습니다.

30년간, 신정체제를 유지해온 이란.

탄압 속에도 정치 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조익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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