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발달장애를 말하다] "치료비 매달 400만 원…병원 진료도 힘들어"
입력 2022-05-31 19:20  | 수정 2022-07-07 14:38
【 앵커멘트 】
발달장애 26만 명 시대, MBN은 생애주기별로 발달장애인의 현실과 국가의 역할을 짚어보는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발달장애는 아직 뇌가 발달하고 있는 3세 이전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상태가 호전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위험 징후를 포착해도 정보를 구하는 것이 너무 어렵고 치료비도 어마어마해 부모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심가현 기자입니다.


【 기자 】
이름을 불러도 대답을 하지 않던 강정아 씨의 아들이 자폐 의심 소견을 받은 건 지난 2017년, 4살 때였습니다.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눈앞이 캄캄했지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 인터뷰 : 강정아 / 발달장애 아들 둔 어머니
- "제가 장애인 가족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일단 바우처 같은 건 아예 알 수가 없어서 사비로 치료를 시작했고, 어디 센터에서 어떤 치료를 잘하고 이런 것도 전혀…."

치료 계획을 짜는 일도 부모의 몫, 4년 동안 들어간 치료비만 1억 원에 가깝습니다.


▶ 인터뷰 : 강정아 / 발달장애 아들 둔 어머니
- "(치료비로) 한 달에 300~400은 계속 나가고, 하루에 서너 개씩, 주 5회를 그렇게 계속…학교 가기 전까지 치료비는 거의 1억 정도 쓴 것 같아요. 빚을 내서."

작년 말 26개월 아들의 발달 지연을 눈치 챈 아버지 A씨의 상황도 마찬가지.

정확한 상담을 받으러 대형병원을 전전하는데 예약부터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 서울 A 병원 실제 예약 상담
- "23년 5월이라 일 년을 기다리셔야…."

▶ 서울 B 병원 실제 예약 상담
- "000교수님은 2027년 이후로 진료 가능하십니다."

치료비가 1회에 20만 원이 넘기도 하지만, 자식이기에 손을 놓고 있을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발달지연 아들 둔 아버지
- "최근에 간 대학병원에서는 최소 일주일에 20시간 정도까지는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치료비가 한 달에 5,600만 원, 저희 월급으로는 상당히 힘듭니다."

▶ 스탠딩 : 심가현 / 기자
- "해마다 발달장애로 신규 등록하는 영유아 수는 지난 2012년 1천 400명대에서 작년 3천 명 이상으로 근 10년새 두 배 규모로 늘었습니다."
(자료제공 :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실)

치료가 마지막 희망이지만, 비용은 보험 실비 처리도 어려워 부모들은 각개전투를 벌이다 '골든타임'을 놓치기 일쑤입니다.

▶ 인터뷰 : 신의진 / 연세대 정신의학과 교수
- "가급적 세 돌 이전에 와주시는 게 제일 좋은데 병원도 많이 밀리고 부모님들이 잘 모르세요. 부모님이 찾아다닐 게 아니라 검사 결과를 공유해서 전문기관과 빨리 연계되는 발달 평가-치료 개입 시스템이 빨리 도입돼야…."

발달장애 '조기 발견·개입 서비스 구축'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구체적인 복지 제도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MBN뉴스 심가현입니다. [gohyu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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