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가 '리오프닝(경제재개)' 수혜에 힘입으면서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글로벌 점포 수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는데 일부 국가에서는 한국보다 먼저 시장에 진출한 일본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25가 베트남에서 운영하는 점포 수는 최근 160곳을 기록했다. GS25가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건 지난 2018년인데 그보다 9년 먼저 현지 시장에 진출한 일본 패밀리마트(150곳)를 앞지른 것이다.
GS25는 패밀리마트, 써클케이와 경쟁하며 베트남 시장에서 '빅3 편의점'으로 안착한 상태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베트남 현지인이 운영하는 가맹 1호점을 열기도 했다. 올해 안에 점포를 100곳 이상 늘려 패밀리마트와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목표다.
업계에서는 현지에서 한류 문화가 인기를 끌고, 한국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시점에 GS25가 공격적인 마케팅에 착수했다는 평이 나온다. 특히 K푸드 현지화 전략과 관련, 즉석 떡볶이나 호빵 등 상품을 내놓은 것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GS25와 국내에서 1위를 놓고 다투는 CU는 몽골에서 점포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GS25가 베트남에 진출할 즈음 CU는 몽골에 첫발을 내디뎠는데 4년 만인 지난달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해외 200호점을 여는 데 성공했다.
CU에 따르면 CU의 몽골 진출 이후 100호점 개점까지는 약 26개월이 걸렸으나, 200호점 개점까지는 약 18개월이 걸렸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매달 약 5.6개씩 점포를 열며 꾸준히 성장했다는 의미다.
[사진 제공 = BGF리테일]
당시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는 "몽골 CU 200호점 오픈은 해외 무대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대한민국 CU가 글로벌 스탠다드로 올라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CU는 또 최근 몽골 지역 내 써클케이의 점포까지 인수해 현지에서 점포 수 기준 70% 점유율을 차지하게 됐다. 써클케이는 CU보다 2개월여 앞서 몽골에 진출한 미국계 편의점으로, 올해 3월 몽골에서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CU는 단기간 내 몽골에서 점포를 크게 확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기존 점포들에서 찾아볼 수 없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몽골식 찐빵인 보즈와 만두튀김 효쇼르 등 현지 식품은 물론, 김밥 등 한국식 간편식까지 편의점 상품으로 개발했다는 것이다.
몽골에 거주 중인 30대 한인 소비자 A씨는 "라면 등 간단한 한식이 먹고 싶을 때마다 현지에서 편의점을 찾고 있다"며 "한국과 몽골의 상품이 고르게 있어 자주 방문하고 있다. 한식이 크게 생각나지 않게 해준다는 게 교민으로서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GS25는 올해 베트남 하노이 지역 진출, 오는 2025년 흑자 전환, 오는 2027년 700호점 개점을 차례로 달성하고자 준비 중이다. 또 CU의 몽골 파트너사인 센트럴 익스프레스는 내년 상반기까지 현지에서 CU 점포 300곳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몽골과 베트남 외에 말레이시아에서도 편의점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하다. 말레이시아에서 점포 수 기준 1위는 세븐일레븐(2400여곳)이다. 다만 세븐일레븐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어서 CU가 이를 따라잡고자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