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용진, 박지현 옹호…"조국의 강 건넜다면서 바지 안 젖어"
입력 2022-05-25 07:47  | 수정 2022-05-25 07:58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 = 연합뉴스
박지현 긴급 기자회견 사과에 "용기 있는 말씀"
민주당 내 불협화음엔 "내가 박지현 옆에 서겠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586세대(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 등 쇄신안을 두고 불협화음이 표출되는 모습에 대해 "지금은 민주당은 반성하고 사과하고 혁신하고 달라지겠다고 하는 얘기를 해야 될 때"라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민주당의 쓴소리꾼으로 꼽히는 박용진 의원이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치켜세운 겁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밤 CBS라디오 '한판승부'를 통해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용기 있는 말씀이라고 본다"며 "박 비대위원장 옆에 서겠다"고 전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앞서 박 비대위원장은 24일 오전 대국민 사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더 사과드리겠다. 염치없지만, 한 번만 더 부탁드린다"며 "이번 지방선거에 기회를 주신다면 제가 책임지고 민주당을 바꿔나가겠다"고 고개 숙였습니다. 아울러 민주당을 팬덤 정당이 아니라 대중 정당으로 만들겠다고도 했습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이나 586 주류세력의 차기 총선 불출마가 필요하지 않냐'는 질문에 "오늘과 내일 당 내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이번 주 중으로 발표하겠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당 내 논의할 계획이 있는 거냐'는 질문엔 "그렇다"고 긍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팬덤 정치, 문자 폭탄 등에 대해 걱정스럽게 보고는 있었는데 박 위원장이 정면으로 그 얘기를 한 것"이라며 "당 내 역할을 맡은 것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계속해서 사과 역할만 맡고 계시게 한 것이 죄송스럽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젊은 정치인이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 새로운 제도적 제안, 이런 것들을 할 수 있도록 자꾸 좋은 자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이런 사과, 저런 사과. 사과 전담 비대위원장 역할을 하게 된 것 같아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경기도 의정부시 제일시장에서 열린 김원기 의정부시장 후보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그러면서 "능수능란한 정치인이라고 하면 공동비대위원장의 동의도 얻어냈을 것"이라며 "지금 박 비대위원장은 능수능란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이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고 그걸 자처하고 있는 것 같다. 미안한 건 미안하다고 잘한 건 잘했다고, 앞으로 이렇게 하겠다고 각오를 보이는 것으로 박지현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같은 당 지도부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박 비대위원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개인 차원의 입장 발표로 알고 있다"고 선을 긋고, 당 내 강경파로 꼽히는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은 "사과로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고 박 비대위원장을 겨냥한 바 있습니다.

박 의원은 "민주당 전체적으로 보면 이해찬 당 대표, 송영길 당 대표,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조국 사태에 사과한 적이 있다"며 "그런데 사과는 계속해서 하며 조국의 강을 건넜다고 하는데 바지는 적시지 않았다는 게 국민들이 보고 계시는 느낌 아니겠느냐. 책임 있는 조치들이 뒤따르지 못한 상태에서 사과가 사과 위에 쌓이고 또 사과가 또 사과 위에 쌓이는 방식으로 가니까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여전히 가시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달라졌구나', '그럼 이제는 지지해 줄 수 있겠네' 이런 국면을 만들지 못한 채로 지금 지방선거까지 왔다"며 그런 의미에서 오는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대선의 연장전'으로 규정했습니다. 박 의원은 "지방선거 들어가기 전에 대선에 대한 평가가 있었어야 되는데 그것도 제대로 못 해 본 채로 이렇게 와버렸으니까 답답하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24일 인천 계양구 선거 캠프에서 '계양 테크노밸리 마스터플랜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인천 계양을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에 대해서는 "이재명 후보야말로 정치인 중에 가장 호불호가 갈려서 좋아하는 사람은 엄청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엄청 싫어하는 사람이라서, 지금의 대결은 이재명과 윤형선 (인천 계양을 국민의힘) 후보의 대결 이라기 보다도 이재명을 좋아하는 사람과 이재명을 싫어하는 사람의 분위기가 맞부딪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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