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반도체·배터리·방산株 정상회담 수혜 기대감에 들썩
입력 2022-05-23 16:02 

한미정상회담 이후 반도체·전기차 배터리·방산 관련주가 대표적인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다시 돌아오는 분위기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IG넥스원(4.10%), 한국항공우주(3.28%) 등 방산주에 기관 수급이 유입되며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관련주인 방위산업 업체 퍼스텍도 3.49% 상승했다. 한미 간 국방 협력 강화와 현대자동차그룹이 발표한 UAM 투자 계획에 따른 기대감에 관련주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국방분야가 포함되지 않아 국내 방산기업들이 수혜를 입지 못했는데, 이번 국방상호조달협정(RDP) 논의가 향후 성사될 경우 방산주들의 대미 수출 증가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다"며 "다만 RDP 협의는 확정된 것이 아니라 이제 협의를 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진행여부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내 설비투자(Capex) 확대로 반도체 관련주들도 주목받고 있다. 하 연구원은 "경제안보와 기술동맹 확대 발전을 위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원한 것은 한국 반도체·전기차와 배터리 기업들의 미국 내 설비투자일 것"이라며 "주식시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관련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공장 증설에 따른 반도체 장비주의 수혜 가능성이 대표적"이라고 했다. 이날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0.15%)와 SK하이닉스(0.44%)는 혼조세를 보였지만 반도체 관련주인 솔브레인, 동진쎄미켐 등은 각각 2.70%, 3.15% 상승했다.

양국의 외환시장 협력도 증시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추후 외환시장 안정화 논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근 환율 급등세는 일정 부분 진정될 가능성이 높고 국내 증시에서의 수급 불안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만약 이런 흐름대로 시장이 움직인다면 그동안 위축된 흐름을 보이던 한국 증시도 조금씩 회복되는 궤적을 그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원전, 방산 업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최근 국내 증시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지면서 2차전지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는 모습이다. 지난 한 주(5월 16~20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3523억, 코스닥에서 897억원 등 총 4420억원 상당을 순매수했다. 지난 3월 말부터 지난 13일까지 7주 연속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는데, 과대 낙폭 인식과 원화값 안정에 순매수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순매수 상위종목은 엘앤에프(1869억), LG에너지솔루션(1403억), 후성(1333억) 등 2차전지주가 1~3위를 차지했다. 엘앤에프는 1분기 호실적과 LG에너지솔루션과의 양극재 공급 협약 소식 등 호재에 힘입어 6거래일간 29.57% 급등했다. 18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규모 2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1분기 호실적으로 지난 21일 한달여만에 시총 100조원대를 회복했다. 두 기업은 테슬라 밸류체인(가치사슬)에 속해 있어 수혜 기대감이 크다. 엘앤에프는 2차전지 양극재를 생산해 LG에너지솔루션을 거쳐 테슬라에 공급한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엘앤에프는 자동차 기업 중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가장 가파른 테슬라를 최종 구매자(엔드 유저) 기준 최대 고객사로 두고 있어 매출 성장 가시성이 높다"며 "리튬은 수급 구조가 변경돼 원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사라졌고, 니켈과 코발트의 판가 전가력이 확고하게 유지돼 수익성 전망에 대한 가시성도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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