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엔 "원숭이두창 일부 보도, 동성애·아프리카인 차별 강화"
입력 2022-05-23 10:59  | 수정 2022-05-23 11:05
1996∼1997년 아프리카 콩고의 원숭이두창 환자. / 사진=연합뉴스
"누구나 밀접 접촉 시 감염 위험"

전 세계 곳곳에서 '원숭이 두창'이 확산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엔의 에이즈 대책 전담 기구인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감염 사례를 다루는 일부 보도가 인종차별적이고 동성애 혐오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어제 UNAIDS는 보도자료를 내고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가장 큰 감염 위험성이 있는 이들은 원숭이두창과 감염자와 밀접한 신체 접촉을 한 사람들이며, 그 위험은 남성과 성관계를 맺은 남성에게만 한정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유엔에이즈계획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 사례의 '상당한 부분'이 게이와 양성애자,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맺은 남성 중에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감염자와 밀접한 신체 접촉을 통해 전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했습니다. 특정한 대상자에게만 옮겨지는 병이 아니라 누구나 감염자와 밀접하게 접촉하면 걸릴 수 있는 병인데도 몇몇 감염 경로만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인과 LGBTI(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간성 등 성소수자)에 대한 일각의 묘사가 동성애 혐오와 인종차별적 편견을 조장하고 사회적 오명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1996∼1997년 아프리카 콩고의 원숭이두창 환자. / 사진=연합뉴스

매튜 카바나 UNAIDS 사무부총장은 "감염자에 대한 낙인과 비난은 발병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신뢰와 능력을 떨어뜨린다"면서 "이는 비효율적이고 징벌적인 수단을 조장함으로써 증거에 기반한 대응을 무력화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원숭이두창은 발열, 두통, 근육통, 임파선염, 수포성 발진 등을 증상을 동반하는 바이러스성 질환입니다. 통상 몇 주 안에 회복하지만,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지만, 성 접촉으로 인한 전파 가능성도 있습니다. 치사율은 변종에 따라 1~10% 수준입니다.


[디지털뉴스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