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치욕스러웠던 적 없다"…DJ 옥중 심경 메모 공개

김대중도서관, 5·18 42주년 맞아 공개
1981년 김대중 옥중 심경 적나라하게 드러나

5·18 민주화운동 42주년을 맞아 내란 음모 조작사건으로 수감돼 고초를 겪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메모가 공개됐습니다.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은 17일 5·18 민주화운동 42주년을 맞아 이희호 여사가 1981년 11월 2일 당시 광주 민주화운동의 내란 음모 조작사건 주범으로 사형 선고를 받고 수감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면회할 때 김 전 대통령의 옥중 심경을 정리한 메모를 공개했습니다.

해당 메모에는 "조남기 목사님께 (면회 시) 하느님이 왜 나를 살리셨나 원망도 했었다", "내 일생 이토록 치욕스럽고 괴로웠던 적이 없다", "자포자기하여 발광 직전까지도 간 적이 있다", "자다 가도 숨이 탁 막히며 치밀어올라 못 견딜 지경이면 일어나 기도함으로써 극복하고 했었다" 등 김 전 대통령의 괴로운 심경이 담겨 있습니다.

김대중도서관 측은 기존 김 전 대통령의 옥중 기록의 대부분은 절제된 언어였다는 점에서 김 전 대통령이 겪고 있는 고통이 가감 없이 직설적으로 표현된 이번 메모는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전두환 보안 사령관이 이끄는 신군부가 집권한 후 서울의봄 대규모 시위와 5·18 민주화운동을 통해 국가변란을 도모했다는 이유로 1980년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뒤 청주 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이후 2004년 재심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은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