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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결사곡3’ 부배 “‘후크 동마’에 빵 터질 줄은 몰랐죠”
입력 2022-05-11 07:02  | 수정 2022-05-13 18:04
재벌 2세 서동마 역을 연기한 부배. 사진ㅣ스케치이앤엠
저는 정말 진지하게, (사피영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연기했는데 거기서 빵 터질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배우 부배(38)는 ‘후크 동마 얘길 꺼내자 이같이 답했다. 매 순간 진심으로 연기했다”는 그는 예상보다 더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아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막상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보니 섭섭함이 확 몰려오더라고요. ‘조금만 더 잘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솔직하게 남고요. 이렇게 긴 호흡의 연기를 해본 적이 없었는데 연습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제겐 너무 감사한 작품이었습니다.”
지난 2일 방송된 TV조선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이하 ‘결사곡) 시즌3 마지막회는 결말 없는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출산을 앞둔 아내 사피영(박주미 분)을 위해 옷을 고르던 서동마(부배)는 백화점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로 머리에 부상을 입었고, 119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머리에 피를 흘리며 누워있던 그가 이렇게 허망하게 죽는건지 궁금하던 차에 갑자기 구급차에서 일어나 저승사자와 마주하는 장면으로 끝이 났다.
난해하고도 개운하지 않은 결말에 시청자 불만은 폭주했고, 임성한 작가는 지난 5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뇌사에 빠진 서동마(부배 분)는 신경외과 박사 출신이자 SF전자 회장인 아버지 서 회장(한진희 분)이 직접 수술을 집도해 형인 서반(문성호 분)에 이어 인공지능(AI)이 된다”고 설명하며 작가인 저도 아쉽고 당황스러웠으니 시청자 여러분의 불만은 당연하다. 죄송하다는 사과 올린다”고 밝혔다.
부배를 만난 것은 종영을 이틀 앞둔 지난 달 30일이었다. 그는 곧 드러나게 될 엔딩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면서도 ‘진짜? 이런 반응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납득할 수 있었다”며 저는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황당한 엔딩으로 드라마는 막을 내렸지만, 부배는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힌다. 시즌 1, 2에서 조연이었던 그는 시즌3에서 주연으로 급부상하며 오랜 무명을 벗었다. 극중 내 여자에게만 따뜻한, 평상시엔 차가운 재벌2세 서동마 역을 맡아 매력을 십분 발휘했다.
시즌2 최종회에서 사피영과 결혼하는 파격 엔딩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그는 이번 시즌 박주미와 핑크빛 러브라인을 펼치면서 ‘40분 레스토랑 신도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지만, 아직은 생소했던 이름.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인가 했는데, ‘결사곡에 출연하면서 김경남에서 부배로 이름을 바꿨단다. 임성한 작가가 어떠냐”며 제안한 이름이었다.
해외 팬들이 부르기 편하게 여겨요. 무엇보다 부배의 ‘배가 ‘베이비(Baby)를 줄인 ‘베이(Bae)랑 표기가 같아 해외 팬들이 더욱 친숙하게 연기는 게 신기합니다.”
시즌1 중반부에 첫 등장한 ‘서동마는 나쁜 남자였다. 그래선지 시즌 1·2의 동마는 감정 변화도 많이 없는” 차갑고 냉철한 모습이었다. 시즌3에서 차도남 서동마는 사피영을 만나면서 달달하고 스윗해졌다.
임성한 작가님이 맨 처음에 서동마 캐릭터에 대해 요구한 게 ‘좋은 일이 있어도 많이 웃지 말고 웃어도 살짝 웃고 미소만 지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걸 지켜나가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감정 격차를 보여주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 서동마가 사피영을 만나고 웃기 시작했죠. 보시는 분들께 그 변화를 자연스럽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부배는 충격 엔딩에 대해 ‘진짜? 이런 반응이었지만 납득할 수 있었다”며 마음에 든다”고 했다. 사진ㅣ 스케치이앤엠
임성한 작가와 첫 미팅 날 일사천리로 캐스팅이 결정됐다. 작가님이 ‘연상녀 만날 수 있어요?라는 질문과 몇 가지를 물어보셨는데 그 자리에서 캐스팅 답변을 받았어요. 미국에 계신 부모님이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친구분들에게 자랑도 하시고.”
실제 극중에서 그는 41세 연상녀인 남가빈(임혜영 분), 사피영(박주미 분)과 러브라인을 보여줬다. 서동마는 사랑 앞에서 자신감이 넘치고 저돌적이었다. 첫 눈에 반한 사피영과 결혼하기 위해 다짜고짜 찾아가서 결혼합시다”라고 고백했다. 부배는 그 장면을 ‘베스트로 꼽았다.
6회였는데 대본을 보니 끝까지 사피영과 독대 신이더라고요. 정말 부담됐지만 잘 하고 싶단 생각에 한 달 정도 매일 10번씩, 300번은 연습했던 것 같아요. 거의 NG 안 내고 그 장면을 끝냈을 때 성취감이 컸어요. 그 신을 하고나니 이젠 어떤 대사가 와도 두려울 게 없어요.”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박주미 덕분에 절로 몰입됐다고 한다. 부배는 박주미에 대해 최고의 파트너였다”고 했다.
주미 누나가 상대에 대한 배려가 워낙 많으시고, 연기적인 조언도 많이 해주셔서 편안하고 행복하게 촬영했어요. 워낙 동안이라 나이 차를 못 느꼈는데 아들이 21살이란 얘길 듣고 깜짝 놀랐어요.”
부배는 연애를 하면 최선을 다 하는 달달한 로맨티스트”라고 말했다. 사진ㅣ지담미디어
부배는 ‘서동마와 닮은 점이 많다고 했다. 저는 술을 못하는데 서동마가 술을 좋아하는 것만 빼면 닮은 점이 많다”며 저도 연애를 하면 최선을 다하는 로맨티스트”라고 말했다
이상형을 묻자 10초 안에 알 수 있는 것 같다. 안았을 때 품에 들어오는 아담한 스타일을 좋아한다”며 서동마처럼 이혼을 했든 연상이든 중요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번 드라마에서 그는 흠잡을 데 없는 비주얼과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복근을 드러냈다. 매일 2시간씩 운동하고 1일 1팩을 하는 게 비법”이라고 설명한 그는 언제 탈의신이 나올지 모르니까 3개월 정도는 식단 관리도 병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원래 제가 벗는 걸 좋아하진 않는다. 드라마에서 한 번이 아니라 몇 번 그런 장면이 나와 시청자들이 어떻게 생각하실까 부담은 있었다”고 부연했다.
극중 완벽한 슈트핏을 보여준 부배는 일일이 맞춘 수트다. 못해도 20벌 가까이 맞췄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ㅣ 지담미디어
의상, 헤어스타일까지 디테일하게 신경 쓰면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어요. 슈트는 못해도 20벌 가까이 맞췄을 거고, 2대8 가르마에 포마드를 바른 헤어스타일을 고수했어요. 그래서 가발설도 있었죠.(웃음) 저는 ‘영하게 하고 싶은 느낌도 있었는데, 헤어 스타일은 작가님이 정해주신 거였어요. 서동마 캐릭터에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는 지난 10년간 인내가 필요한 시간을 견뎠다. 미국 유학 중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다 배우로 데뷔했다. 간간이 작품 활동을 하면서 때를 기다려왔다는 그는 한 번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분명한 건 서동마라는 캐릭터도 그 시간들이 없었다면 절대 사랑 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저에 대한 가장 큰 찬사는 연기에 대한 얘기”라고 미소지었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된 덕분에 해외 팬도 생겼다는 그는 알아보는 분들이 부쩍 늘었다”며 앞으로는 서동마와는 완전히 다른 허당기 넘치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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