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독재자 아들이 대통령이라니"…총기 난사와 유혈 사태 얼룩
입력 2022-05-10 19:21  | 수정 2022-05-10 20:58
【 앵커멘트 】
필리핀을 장장 21년간 철권통치한 독재자, 페르디난디 마르코스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 같은 이름을 물려받은 아들,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이 현 대통령의 딸과 손잡고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36년 만에 일가가 다시 권좌에 오르면서, 부패와 족벌주의를 지적하는 목소리와 함께 부정선거를 외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서정표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1986년, 필리핀 국민의 항거였던 '피플 파워' 혁명으로 축출되기 전까지 무려 21년 동안 필리핀을 철권통치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재임 중 계엄령을 선포해 반대파 수천 명을 고문하거나 살해하고, 7만 명을 체포하면서 악명을 떨쳤습니다.

또, 약 12조 원을 부정 축재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실각 후 남편과 함께 하와이로 망명했던 이멜다 마르코스는 1990년대에 사면 후 귀국해 하원의원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은 아들이 36년 만에 권좌를 되찾았습니다.

▶ 인터뷰 :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필리핀 대통령 당선인)
- "지난 6개월 동안 저희와 함께해준 자원봉사자 수천 명, 정치 지도자 등 모든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민간인 6천여 명을 살해한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 조사를 받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의 딸, 사라 두테르테 다바오시 시장도 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선거 결과에 청년 단체들과 민주 활동가들은 투표용지 조작 탈취 등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 인터뷰 : 시위 참가자
-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의 개입, 투표 참관인의 관여 그리고 투표 매수 사례 등 이 모든 것들이 매우 우려스럽다."

선거 직전엔 총기 난사와 수류탄 폭발 사고까지 발생해 사상자 10여 명이 발생하는 등 대선이 유혈사태로 얼룩지기도 했습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deep202@mbn.co.kr]

영상편집 : 박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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