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게 다 너희들 때문이야"…'우크라 치욕' 푸틴, 결단 내렸다
입력 2022-05-10 12:04  | 수정 2022-05-11 12:08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정보작전 주도권이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에서 군 정보조직인 총정찰국(GRU)으로 넘어갔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정보전에서 밀리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질책성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지도 못하고 후퇴한 치욕을 맛본 푸틴이 그 패인의 요인으로 정보전에서 밀린 FSB를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매체는 또 자국군 고위 장성이 잇따르는 전사와 러시아의 자부심인 흑해함대 기함인 '모스크바호'의 침몰 등도 이런 결정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정보 작전 주도권을 맡을 러시아군 첩보 부대인 GRU는 2018년 신경작용제 '노비촉'을 이용해 영국에서 전직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을 독살하려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 세계의 집중 조명을 받은 바 있다.
현재 GRU 수장은 당시 암살시도 사건에 연루된 인물인 블라디미르 알락세예프 중장이 맡고 있다.
그는 또 2016년 미 선거개입 의혹으로 미국의 제재 대상으로도 올라 있다.
러시아군 첩보기관 전문 연구자인 안드레이 솔다토프는 알락세예프 중장에 대해 "시리아 내전과 2014년 우크라이나 돈바스 내전에도 참여했다"며 "러시아 장교 사이에선 그가 무모할 정도로 잔인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으로 통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24일 러시아는 동북남 세 방향으로 일제히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왔으나 우크라이나군의 예상 밖 저항으로 수도 키이우 함락에 실패했다.
이후 전략을 바꾼 러시아는 키이우 인근 군병력을 철수해 동부 돈바스 지역에 재배치, 이곳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연일 전투를 치르고 있다.
전승절인 이날에도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역에 폭탄을 퍼붓는 등 맹공을 가하고 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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