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세상돋보기] 너도나도 심던 핑크뮬리, 왜 퇴출 1순위로 전락했나?
입력 2022-05-09 19:20  | 수정 2022-05-09 20:32
【 앵커멘트 】
오묘한 색깔 때문에 괜히 설레게 하는 식물이 있습니다.
한때는 없어서 못 심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핑크뮬리인데요.
지금은 퇴출 1순위 식물로 전락했습니다.
많은 예산을 들여 조성한 핑크뮬리 정원을 왜 갈아엎어야 하는지, 들여다봤습니다.
세상돋보기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핑크색 융단을 깔아 놓은 듯 온통 분홍 빛깔이 넘실댑니다.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울산대공원 핑크뮬리 정원은 매년 10만 명이 넘게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핑크뮬리 군락지가 '동백 정원'으로 바뀌었습니다.

울산시가 핑크뮬리 정원 조성 4년 만에 모두 제거한 겁니다.

환경부가 핑크뮬리를 '생태계 위해성 2급'으로 지정하고, 공공기관에 식재 자제를 권고하자 정원을 갈아엎기 시작했습니다.

핑크뮬리는 해외에서 들어온 낯선 종이고 번식력이 워낙 강해 장기적으로 국내 생태계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몰라 관찰 대상으로 분류된 겁니다.

▶ 인터뷰(☎) : 울산시 관계자
- "올해 1차로 (핑크뮬리 제거하고, 동백정원을 조성) 했고, 내년에 2차로 하고, 24년도에 마지막으로 완성될 것 같은데…. 생태계 복원 개념으로 해서 동백숲을 조성…. "

핑크뮬리는 2014년 제주의 한 생태공원에 군락지가 조성돼 인기를 끌자 전국 지자체와 공공기관들이 앞다퉈 심기 시작했습니다.

▶ 스탠딩 : 안진우 / 기자
- "가을이면 분홍색으로 물드는 핑크뮬리 군락지입니다. 이런 군락지는 전국에 37곳, 최소 축구장 14배에 달했습니다."

개인이 심은 건 집계도 안 될 정도였는데, 생태계를 위협하는 '위해성 식물'로 지정된 이후 곳곳에서 뿌리가 뽑히고 있습니다.

경남 거제시와 제주도도 공공기관 부지에 심은 핑크뮬리를 모두 제거했습니다.

▶ 인터뷰(☎) : 손동찬 / 국립수목원 임업연구사
- "단순히 어떤 트렌드에 따라서 (외래식물을) 무작위로 받아들이는 것보다는 위해성이 증명되고 그런 것들(관리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다음에…."

전문가들은 외래종을 들여올 때 신중하게 따져보고, 외국산을 수입하기에 앞서 국내 토종 관상용 식물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tgar1@mbn.co.kr]

영상취재 : 안동균 기자 오현석 VJ
영상편집 : 이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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