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필리핀 대선에 불어닥친 한류 열풍…부통령 후보가 K-POP 팬?
입력 2022-04-29 16:58  | 수정 2022-04-29 17:10
부통령 선거에 출마한 사라 두테르테의 홍보물을 뒷면에 부착하고 마닐라 시내를 주행중인 버스 / 사진=연합뉴스
사라 부통령 후보, BTS 음악 즐겨들어…소주 애호가이기도
대선 주자 로브레도 부통령, 퇴근 후 한국드라마 시청 즐겨


내달 9일에 치러질 필리핀 정·부통령 선거에 출마한 유력 후보들이 K팝·한국 드라마에 큰 관심을 보여 선거 이후 한류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오늘(29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가장 유력한 부통령 후보인 사라 두테르테(43) 다바오 시장은 소주 애호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라는 평상시에 한국 아이돌 그룹 BTS의 음악을 즐겨듣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의 딸인 사라는 현재 대선 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64) 전 상원의원과 짝을 이뤄 부통령 선거에 출마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사라는 가장 유력한 부통령 후보로 꼽힙니다. 펄스 아시아가 지난 3월 17일부터 21일까지 진행한 부통령 후보 여론 조사 결과 그는 56%의 지지율로 1위에 올랐습니다.

한국어로 된 레니 로브레도 대통령 후보의 광고판 / 사진=레니 로브레도 지지자의 트위터 캡처


마르코스의 가장 강력한 대권 경쟁자인 레니 로브레도(57) 부통령도 엄청난 한국 드라마 팬입니다. 로브레도는 평소 퇴근 뒤 집에서 밀린 일을 하며 한국드라마 시청을 즐긴다고 합니다. 그는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로 SBS 드라마 '닥터스'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또 로브레도 캠프는 지지자들 가운데 한류 팬들이 많은 것을 감안해 한국어로 된 선거 유세 광고판도 도처에 설치했습니다.

그는 최근 한 공개 석상에서 한국 드라마의 우수성을 부각하며 필리핀 엔터테인먼트 사업 발전을 위해선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로브레도는 "한국 드라마를 볼 때마다 솔직히 질투심을 느낀다"면서 "정부의 지원만 있다면 우리도 이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력 부통령 후보와 대선 주자가 한류에 남다른 사랑을 보여주면서 새 정부가 구상되면, 현지에서 드라마와 K팝 등 한국 문화의 인기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필리핀 정부가 강력한 록다운 정책을 실시한 것이 오히려 한류 열풍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외출 통제로 인해 집에서 넷플릭스 등을 통해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는 현지인들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록다운 기간에 한국 드라마를 접한 후 팬이 된 현지인들 중 고위 정치인을 비롯한 거물급 인사들도 상당하다고 현지 대중문화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임영아 주필리핀 한국문화원장은 "한류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수 있도록 양국간 문화 교류, 특히 인적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올해 양국 아티스트 교류를 비롯해 미디어 아트, 양국 문화거리 축제와 같은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국 영화와 음악 산업의 성장에 대한 노하우를 배우고자 하는 수요가 있어 가교 역할도 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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